"상황파악 안되나"…'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강행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필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올 9월15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9월15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60만장을 발행하기로 한 계획을 포함해 ‘2017년도 기념우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당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임 기념을 제외한 대통령 주제 기념우표 발행이 중단된 시점에서 과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우정사업본부까지 이런 흐름에 합류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기념우표’는 요즘 발행하는 여타의 기념우표와 차이가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매우 많은 기념우표를 발행했으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독재 청산'이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취임 기념우표만 발행했다. 현재는 정치적 논쟁이 있는 소재를 제외하기 위해 취임 기념을 제외하고 대통령을 주제로 한 기념우표 발행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2017년 우표발행계획 /사진=우체국 홈페이지

누리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기념우표 발행 강행 소식에 "북한 아니냐" "상황파악이 그렇게도 안되나. 이 시국에 이 사람 탄생을 왜 우리가 챙겨야 하나" "대체 누구 아이디어인데 이렇게까지 강행하나" "정권 바뀌면 이것 취소할 수 없나. 돈 아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30일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박정희 대통령 탄생 기념우표는 예정대로 발행될 것이다. 기념우표 발행 결정은 한 해 전에 계획을 세운다. 취소공지 등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기간에 줄곧 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등이 추진됐다.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추진된 국정화 교과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서술이 지나치게 많고 우호적이라며 '박정희 교과서'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정홍원 전 국무총리, 김관용 경북도지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좌승희 이사장 등은 광화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경북도·구미시는 박정희 기념사업에 1400억원을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