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분기별 12조…연간 50조 바라본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다음달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뚜껑은 열어봐야 하지만 '10조원 영업이익 달성'에 무게가 실린다. '갤럭시S8'(이하 갤S8) 효과가 더해지는 2분기부터는 매분기 12조원을 넘겨 빠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현된다면 분기, 연간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이제까지 영업이익 최대 기록은 분기 기준으로는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 연간으로는 역시 2013년 기록한 36조7900억원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4년 만에 10조대 재진입=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9조1196억원이었다. 하지만 발표가 임박하면서 추정치를 상향조정하는 증권사들이 잇따라 10조원에 근접했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던 KTB투자증권은 10조50억원으로 올려잡았고 키움증권도 8조6110억원에서 9조2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일찌감치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한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이보다 훨씬 좋은 실적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면 실제로는 12조원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원/달러 환율이 연초 대비 10%가량 낮은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온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2분기 이후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은 크게 반도체, 휴대폰(IM), 가전 등 3가지 부문으로 구성된다.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반도체는 상황이 워낙 좋고 가전도 실적이 나쁜 편이 아니다.


다만 휴대폰부문이 '갤럭시노트7' 사태로 부진했는데 2분기부터 갤S8 효과가 가세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증권가 "갤S8, 판매 5000만대 넘을 것"=KB증권은 2분기 IM사업부에서 1분기보다 70% 가까이 증가한 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발매된 '갤럭시S7'은 4760만대가 판매됐다"며 "갤S8은 4000만대가량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공개 초기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면 5000만대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갤S8이 2분기에만 2700만대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갤S8 효과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최대치인 1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47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48조1730억원을 예상했다. 여기에 하반기에 원화약세까지 진행된다면 올해 50조원 영업이익 달성이 어렵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증권사 목표주가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285만원)과 메리츠종금증권 및 KB증권(270만원대)이 가장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나머지 증권사도 "실적이 확인되면 얼마든지 목표가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내부에선 적정주가 350만원 전망도=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삼성전자 적정주가를 350만원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사업만으로도 주가가 올라가는 구도"라며 "여기에 갤S8까지 잘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봉영 키움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여러 분석을 종합하면 갤S8이 글로벌 우위를 계속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PC 제조사들의 1분기 재고조정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반도체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있으나 신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 메모리 수요도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총수 구속 리스크와 관련, 시설투자나 R&D(연구·개발) 등이 계속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사업 외적인 측면의 리스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