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랩어카운트 강자' 명성 되찾는다

KB증권이 취약점으로 지목되던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사업 강화에 나선다. 현대증권 시절 한때 운용규모가 20조원 수준으로 '랩어카운트 강자'로 불렸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IPS본부(Investment Product Service) 랩운용부장으로 김유성 전 교보증권 이사를 선임, 랩어카운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이사는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 출신으로 2008년부터 삼성증권 펀드랩 운용을 담당했다. 또 과거 삼성증권의 UMA(Unfied Managed Account)격인 'POP 골든랩 시리즈'를 만드는데 참여하는 등 랩어카운트를 중심으로 한 삼성증권의 통합자산관리 로드맵을 세우는데 일조했다. 최근엔 교보증권 OTC사업본부, 상품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옛 현대증권은 연기금 등 기관자금을 주로 운용하며 '채권형 랩어카운트 강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2009~2012년까지 기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의 자전거래가 문제 되며 기관자금이 이탈했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자문형 랩'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에도 타사에 비해 출시가 뒤쳐지는 등 투자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3위(4조1000억원)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랩어카운트 운용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9위에 불과하다. 전체 랩어카운트 시장 규모는 100조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35조2000억원으로 최대규모다. 그 뒤를 미래에셋대우(17조2000억원), 하나금융투자(9조6000억원), 대신증권(8조5000억원), NH투자증권(7조4200억원) 등이 잇고 있다.


KB증권은 기존 기관 중심의 상품에서 벗어나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KB 스타 에이블 어카운트(KB Star able Account)를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채권형은 운용규모는 크지만 보수가 낮아 수익성이 낮았던 반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KB 스타 에이블 어카운트'는 주식랩, 펀드랩 등 단품형 상품인 SMA(Separate Managed Account)와 달리 하나의 계좌에서 주식은 물론이고 펀드,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UMA(Unified Managed Account)다. 다만 삼성증권에서 2011년 9월 UMA에 대한 상표를 특허출원해 상품명에 UMA라는 명칭은 쓰지 못하게 됐다.

현재 김 이사를 필두로 한 랩운용부 20명의 직원들은 '인플레이션에 투자하라'는 하우스뷰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출시 이후에는 KB국민은행-KB증권 복합점포를 통해 적극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아직 랩어카운트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대체투자 부문까지 투자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김 이사는 "랩어카운트는 종합자산관리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증권사와 은행의 고객 성향이 다르지만 은행 고객에게 판매해도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상품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