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성장서 미래투자로…'권오준 2기' 新전략 짰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4년 취임 직후 '내실성장'을 화두로 걸고 3년간 구조조정·사업재편에 집중했던 권오준 포스코(POSCO (386,500원 ▼3,500 -0.90%)) 회장이 비철강 부문 수익 극대화와 미래 먹거리 투자를 핵심으로 한 새로운 중기전략을 발표했다.

2019년까지 리튬·티타늄·마그네슘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비철강 부문은 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지속해 영업이익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그룹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미래전략위원회'를 신설해 매달 회의를 통해 신사업 관련 역할을 나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권 회장은 30일 여의도 NH투자증권 대강당에서 CEO 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중기전략을 발표해 연결 영업이익을 2019년 말까지 5조원으로 늘리고 미래성장 분야의 매출액도 2025년까지 11조2000억원 이상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권 회장은 2014년 취임 당시 비용 1조원 절감과 구조조정 126건 등 내실 성장에 집중해 일정 부분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미래성장분야는 신규 투자가 위축됐고, 비철강 사업분야도 지난해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떨어졌다.

권 회장은 "3년간 포스코 혁신을 추진해 옛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는 성과를 얻었지만, 지난해 고전한 비철강 분야의 수익성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전략 수립 배경을 밝혔다.

먼저, 핵심 사업인 철강부문은 권 회장이 임기 초반부터 고수했던 월드프리미엄 제품(WP) 전략을 강화한다. WP 판매 비중을 2019년까지 60%, 판매량은 2000만톤(t)까지 늘린다. 시장성과 수익성이 월등한 제품은 '월드프리미엄 플러스' 제품으로 특화한다.

미래성장분야는 향후 3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매출액을 11조2000억원으로 늘린다. 리튬·니켈 등 에너지저장 소재의 양산화를 추진하고, 고급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마그네슘 판재 사업과 2019년부터 항공소재의 국산화를 실현할 계획인 티타늄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성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은 "2020년에는 리튬 2만톤, 2025년 4만톤까지 공장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도 20%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회사의 신기술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권 회장은 "그동안에는 마그네슘이나 리튬 등 자체 기술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외부기술도 좋은 것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든 취득해 신성장 산업의 기회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미래성장산업에 대해서는 '미래전략위원회'를 통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전사적 모임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정보 공유와 역할 분담을 할 것"이라며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다양화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수익성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트레이딩, 인프라 등 비철강분야는 고수익 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지속한다. 이를 통해 연간 60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룹 사업과 관련해서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스마트 팩토리 등 사업 플랫폼 회사로 새로 정비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권 회장은 최근 받은 검찰수사와 관련한 입장과 경영쇄신의 뜻도 함께 밝혔다.

권 회장은 "경영진으로서 최선의 노력과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가치의 손상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지만 심려를 끼쳐 주주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누구에게든 어떤 청탁도 받지 않고 외부 청탁이 있는 경우 청탁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후계자 육성을 체계화하고 CEO후보추천위원회와 협의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별도기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27% 가량 증가한 6조9900억원, 7400억원이다.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5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 82% 늘어난 14조6000억원, 1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