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아가씨 거긴 왜 가" 섬뜩한 택시…신고해도 무법질주

[이슈더이슈]택시 불편신고 年2만건…처리까지 2개월, 행정처분 10%

머니투데이 이슈팀 한지연 기자, 이재윤 기자 |입력 : 2017.04.07 06:20|조회 : 113819
폰트크기
기사공유
택시 승차거부 단속모습/사진=뉴시스
택시 승차거부 단속모습/사진=뉴시스
"아가씨 거긴 왜 가" 섬뜩한 택시…신고해도 무법질주
#"아가씨. 경찰서는 왜 가? 나도 내일 가는데. 형사가 출석하라고 했어." 퇴근 후 경찰서 인근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 택시를 잡아탄 A씨(28세)는 기사의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했다. 무서운 생각에 내리고 싶었지만 재빨리 출발한 기사는 주소와 회사, 주량까지 캐물었다. 회사에서 목적지까지는 차로 10분거리. "금방 가겠죠?"라고 기사에게 묻자 그는 "30분 걸릴 것"이라며 "내가 어디로 갈지 어떻게 아냐"고 말했다.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A씨는 불안한 마음에 하차 직후 120다산콜센터에 신고했다. 처분까진 두 달 넘게 걸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본요금인데 현금없어?" 택시기사는 B씨가 카드를 내밀자 퉁명스럽게 현금을 요구했다. B씨는 룸미러 너머로 느껴지는 운전기사의 짜증섞인 눈빛과 반말에 불쾌감을 느꼈다. "현금이 없다"는 대답에 기사는 B씨가 카드결제를 마칠 때까지 계속해서 반말로 짜증을 쏟아냈다. 하차 후 B씨는 서울시에 신고했지만 조사는 신고 이틀만에야 시작됐고 최종 결과는 두달 넘게 걸린다는 답변만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안내도 없었다.

택시 불편신고를 하자 처리 기간이 1~2개월 걸릴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행 사항에 대한 안내는 없다(왼쪽)과 다산 콜센터(02-120)에 택시 불편신고 하는 법/사진=한지연기자
택시 불편신고를 하자 처리 기간이 1~2개월 걸릴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행 사항에 대한 안내는 없다(왼쪽)과 다산 콜센터(02-120)에 택시 불편신고 하는 법/사진=한지연기자


◇택시 불편신고 매년 '2만건'…처리까지 2개월, 행정처분 10%뿐
서울시내 매년 2만 건 넘는 택시 불편신고가 빗발치고 있지만 1~2개월이 넘는 더딘 행정절차와 낮은 처분 건수로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민원을 담당하는 자치구는 인력부족 뿐 아니라 신고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처벌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고해도 행정처분을 받기까지는 보통 2개월 넘게 걸릴 뿐 아니라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아가씨 거긴 왜 가" 섬뜩한 택시…신고해도 무법질주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불편 민원신고는 지난해 △불친절 8364건 △승차거부 7340건 등 2만4008건이 접수됐지만 과태료·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는 2455건(10.2%)에 그친다.

택시는 서울시 2015년 대중교통 이용만족도 조사에서도 5.88점(10점 만점)으로 버스(6.88)와 지하철(7.01)에 비해 제일 낮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절차상 택시기사와 업체 의견을 청취하면 불편 신고 처리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민 신고내용의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처벌 건수는 10%수준"이라고 말했다.

택시 불편 신고 이후 시민들은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A씨는 "위협적 말과 행동을 한 택시기사가 계속 영업한다는 건 무서운 일"이라며 "처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씨도 "민원처리가 너무 늦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택시 3000대, 공무원 1명…"증거 없이 처벌 어려워"
민원을 처리하는 지자체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자치구 담당자들은 인력부족 뿐 아니라 접수된 민원 대다수에 녹음·동영상 등 증거가 없어 법적 판단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뚜렷한 증거 없이 행정처분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아가씨 거긴 왜 가" 섬뜩한 택시…신고해도 무법질주
120 다산콜센터 등으로 접수된 불편신고는 서울시 1차 조사 후 택시업체·기사를 관할하는 자치구로 이첩되고 재조사를 거쳐 한 달에 1회 열리는 심의위원회(일반시민 등 10여명)에서 최종결정된다. 공무원이 직접 단속한 경우 빠르게 처벌이 가능하지만 신고로 접수된 만큼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에서 택시업체가 가장 많은 강서구(2015년 기준 35개 업체 3181대)는 매월 120건 가량의 신고를 공무원 1명이 처리한다. 강서구는 지난해 1588건의 불편신고 중 310건에 행정처분을 내렸다.

개인택시 등록 대수(2015년 기준 4351대)가 가장 많은 서울 노원구에서도 매월 50~80건 가량의 민원이 접수되지만 실제 과태료·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는 20% 안팎에 불과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건의 민원이 접수되지만 담당하는 인력은 1~2명 뿐"이라며 "특히 접수된 민원 대부분이 특별한 이유없이 '기분이 나쁘다'거나 녹음이나 동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실시간 뜨는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