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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기권 하려는 국민연금 vs '나서라'는 임종룡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입력 : 2017.04.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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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6차 핀테크 데모데이 핀테크지원센터 개소 2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6차 핀테크 데모데이 핀테크지원센터 개소 2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한진해운이 준 교훈은 '다시는 기업을 죽이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였습니다."

지난해 정부와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자금지원 중단을 결정을 내린 이후 만난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지만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면서 정부와 채권단 안팎에서는 '정부가 다시는 어떤 기업을 죽이는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묵적 합의 같은 게 생겼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은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같은 전망과 암묵적 합의는 대우조선 회사채 가격에 그대로 드러났다. 이달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 회사채 '대우조선해양6-1'은 지난해 10월 7300원까지 떨어졌으나 구조조정 방안 발표 직전인 지난달 14일에는 9300원까지 올랐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대우조선이 해당 회사채를 갚을 것이고 출자전환과 같은 채무조정은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많은 이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시중은행은 정부와 국책은행이 대우조선을 법정관리의 하나인 P플랜으로 보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믿지 않았다. "겁주기 위한 엄포일 뿐"이라는 말이 오랫동안 구조조정을 담당한 시중은행 담당자 입에서 나왔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이 회사채를 갚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부와 채권단이 내놓을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도 채권단 자율협약은 가능해도 전체 채권자에게 영향을 주는 법정관리는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을 때 국민연금이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50%이상 출자전환 등 사채권자 채무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은 원칙을 지켰다. 국민연금이라고 먼저 '정보'를 줄 수 없었다.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연금과 사전 상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보유 회사채를 시장에 내다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원칙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 채권의 우선 상환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안된다"고 못 박았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을 분담할 이해당사자가 서서히 고통분담에 합의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임금 10% 반납에 동의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기존 반납하던 것에 10%를 추가로 반납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큰 원칙에 합의한 시중은행도 조만간 확약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 아니다. 국책은행이 양보할 건 양보하고 지킬 건 지키는 걸 보면서 "안되면 P플랜에 보내겠다"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사채권자는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가지 않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하지만 사채권자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기권’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채무조정 대상 회사채 1조3500억 원 중 약 29%인 3887억원을 보유한 사채권자다.

국민연금은 수차례 투자관리위원회와 투자위원회를 열었지만 "현 상태로는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등 자료가 미흡하다며 채권단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핑계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단은 줄 수 있는 자료는 다 줬고 설명도 충분히 하고 있다. 10일에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32곳 모두를 한 곳에 만나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현장클릭]기권 하려는 국민연금 vs '나서라'는 임종룡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국민연금 설득(혹은 압박)에 들어갔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보통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던 임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6차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에 앞서 10여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했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결정을 미루자 작심한 것이다.

임 위원장은 "사채 투자자들이 자율적 구조조정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사채권자 집회에 참여해서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라고 말했다. 에둘러 말하지도 않았다. 국민연금에 '기권'하지 말고 사채권자 집회에 나서라는 말이다.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 은행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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