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전쟁, '세계1위' 삼성전자만 웃었다

최근 3년간 글로벌 D램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세계 1위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판매 가격이 30% 이상 떨어지는 치열한 가격 전쟁 속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는 414억9300만 달러로 2015년(450억9300만 달러) 대비 8.0% 감소했다. 1 기가비트(Gb) 기준으로 D램 출하량은 전년 대비 33.3% 늘었지만,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이 같은 기간 30.4% 급락하면서 전체 규모가 줄었다.

판매가격 급락의 여파는 업계 1위 삼성전자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D램 매출은 195억3700만 달러로 전년(204억3400만 달러) 대비 4.4%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지난해 D램 시장 점유율은 47%로 1년새 2%포인트나 상승했다. D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던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D램 점유율은 49%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28%에서 26%로 하락했고, 3위 마이크론(20%)은 변동이 없었다. 나머지 군소 업체 중 대만 윈본드가 점유율(2%)을 1%포인트 높였을 뿐, 난야, 파워칩 등 나머지 업체들은 현상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독주는 최근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2014년 0.97달러였던 D램 가격(ASP)은 △2015년 0.79달러 △2016년 0.55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D램 시장 규모도 2014년 462억4600만 달러를 정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6% △2014년 40% △2015년 45% △2016년 47% 등 급격히 높아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나노급 D램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 등을 앞세워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슈퍼사이클'로 불리는 대호황기를 맞아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D램 시장의 여건도 완전히 변했다.

IHS마킷은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552억8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3.2%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D램 ASP 역시 1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D램 시장은 2018년 577억68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되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며, D램 가격은 업체들의 원가절감 노력 속에서 내년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