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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성과보수제' 앞두고 울상짓는 운용사들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7.04.20 06:00|조회 : 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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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4월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과 지난달 ‘펀드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개선대책’을 발표하며 ‘공모펀드 성과보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설립할 때 성과보수제를 적용하거나 자기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그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손실을 많이 본 반면 운용사들은 높은 보수를 챙겨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합리적 보수 체계를 세우기 위해 고정 운용보수를 50% 정도 낮추는 대신 수익률에 따라 성과보수를 받는 ‘공모펀드 성과보수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성과보수제는 공모펀드 운용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같은 취지에도 운용사들은 성과보수제 시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성과가 좋으면 그만큼 보너스를 받을 수 있어 운용사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기본 운용 보수를 하향 조정하고 성과에 따라 추가 보수를 지급하면 운용 능력이 뛰어난 대형 운용사는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엔 수수료 수입 감소로 이어져 타격이 클 수 있다.

펀드의 수익률 측정도 어렵다. 지금까지는 개별 펀드의 운용 성과는 측정 기간 사이의 펀드 기준가격 변동으로 측정하면 됐다. 하지만 성과보수제를 도입하면 같은 펀드라도 투자자별 입금과 환매시점의 차이에 따라 투자자별로 전혀 다른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 게다가 투자자가 해당 펀드에 대해 빈번한 매매를 할 경우엔 성과측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따라서 한 자산운용사 임원 A씨는 성과보수제 시행에 앞서 평가 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정립이 우선 선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제도 도입에 필수적인 성과 측정은 증권사·은행 등 판매사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판매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 상당 규모의 전산투자가 필요하나 제도 시행으로 판매사가 추가로 얻을 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사가 전산 시스템 구축 비용을 보전하려면 운용사에 추가적인 보수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운용사가 성과보수제를 채택하지 않겠다면 일반형 펀드를 운영하면 된다. 대신 신규 공모펀드에는 투자자 재산 외에 운용사 고유재산을 2~5억원 투자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있다. 운용사가 자기가 운용하는 공모펀드에 자기자금 투자를 의무화해서 투자자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라는 취지다.

이럴 경우 회사 사무실 내에 신탁재산 운용부문과 고유재산 운용부문을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즉 신탁재산과 고유재산 운용부문 사이에 물리적인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설치가 강제된다.

‘차이니즈 월’은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사무실 내 내부거래 정보교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벽을 말한다. 이런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출입문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성과보수제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무실 내 새로 ‘쪽문’을 내야하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운용사가 일반형 펀드의 50% 이상 지배적 투자자인 경우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가 도입된다. 일반적으로 운용사는 해당 펀드를 '수익증권'으로 기장하면 끝나지만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는 펀드 내의 주식·채권·파생상품별로 거래내역과 잔고를 모두 회계처리 해야 한다.

적은 인력이 움직이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인력 소요가 부담스럽다. 펀드 규모가 적은 소형 펀드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게다가 연결재무제표는 단순히 해당 운용사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모회사까지 작성의무가 부과돼 업무량이 과다해질 수 있다.

최근 금융개혁과 함께 규제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모펀드 성과보수제는 운용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성과에 기반한 보수 수취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시행하기 어려운 조항을 강제할 경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운용사는 공모펀드보다 수익률 높은 다른 상품에 주력해 오히려 공모펀드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는 최근 연평균 3.6% 성장에 그치면서 여타 금융 분야 성장속도에 비해 뒤처져 있다. 게다가 가입 금액이나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는 수시입출금식펀드(MMF)를 제외하면 2007년 176.4조원에서 2015년 127.7조원으로 48.7조원이나 수탁고가 감소했다.

성과보수제 도입으로 공모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이면서도 운용사들이 실제 더 많은 공모펀드를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4월 19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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