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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남양유업, 희미한 옛 그림자

광화문 머니투데이 채원배 산업2부장 |입력 : 2017.04.19 04:10|조회 : 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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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브랜드 가치가 갈수록 커지는 시대에 매일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면서도 기업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업체가 있다. 제품명만 강조할 뿐 기업 이름은 꼭꼭 숨겨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4년 전 갑질 사태로 비난을 받은 남양유업이다.

그런 남양유업이 최근 스타뉴스의 '박유천씨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결혼' 단독 보도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연스레 갑질 사태가 또다시 부각됐다.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억울한 생각이 들 것 같다. 창업주 외손녀 결혼과 갑질 사태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갑질 사태도 4년 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양유업의 행태를 보면 인과응보로밖에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2013년 욕설사건과 대리점 밀어내기 파문이 불거진 직후 사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그 이후로는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남양 이름 지우기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초 53년간의 셋방살이에서 벗어나 강남 신사옥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강남 도산대로에 세워진 신사옥의 간판엔 '1964 빌딩'만 새겨져 있다. 50여년 만에 얻은 내 집을 자랑하기는커녕 내 집이라는 것을 숨기는 셈이다. '1964'는 창립연도로 창업주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은 이름이라고 남양유업 측은 설명한다.

사옥뿐만이 아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백미당'에도 남양 이름이 없다. 출입기자들이 남양유업이 만든 '백미당'이라고 친절하게 기사를 쓰면 '백미당' 또는 '1964 백미당'으로 표현해줄 것을 기자들에게 요청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남양유업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적자에서 2015년 영업이익이 201억원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해에는 41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시대에 소비자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양적으로만 성장한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잠시나마 이익을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이번 박유천 결혼 보도에서 보듯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

남양은 창업주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64'를 강조했다고 하지만 타계한 남양 창업주는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남양유업은 지난달 24일 열린 주총에서 홍원식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3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해석했지만 남양은 이조차도 제대로 알리려 하지 않았다.

4년 전 갑질사태 후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남양의 태도는 그와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의도적으로 기업 이름을 내세우지 않는 마케팅 전략과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남양은 갑질의 대명사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비자·대리점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남양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당당한 모습을 보고 싶다.
[광화문]남양유업, 희미한 옛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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