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혼술남녀' PD, 고강도 노동·폭언에 목숨끊어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고(故) 이모씨의 동생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고강도 노동과 폭언에 시달린 형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사진=이모씨 SNS 화면 캡처

tvN 드라마 '혼술남녀' 프로듀서(조연출)가 고강도 노동과 폭언에 못이겨 결국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들은 CJ E&M에 사과를 요구했다.

청년유니온 등 노동단체는 1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사 9개월째인 지난해 10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CJ E&M 프로듀서 이모씨(28)에 대한 공식인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신입사원에 대한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라며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도 CJ E&M에 사과를 요구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학교에 다닐 때부터 비정규직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 프로듀서가 됐지만 고강도 노동과 폭력적인 회사 분위기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시청률을 위해 한 젊은이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았다"며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누구를 위한 작품인가.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고(故) 이모씨의 동생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고강도 노동과 폭언에 시달린 형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사진=이모씨 SNS 화면 캡처

이씨의 동생은 "형이 남긴 녹음파일과 카카오톡(스마트폰 메신저)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며 "벼랑 끝까지 몰았고 형이 사라진 순간에도 'X새끼' 등 비아냥의 대화만 남아 있었다"는 글을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형의 회사선임이 장례식장에 찾아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 1시간에 걸쳐 주장했다"며 "결국 어머니는 회사직원에게 사과를 했다. 회사는 잔인하게 악몽을 남겼다.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