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동 중"이라던 칼빈슨 항모, 알고보니…

지난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반도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칼빈슨 항모전단의 이동배치는 예측불허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에 이어 북한까지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높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칼빈슨 항모전단은 그 당시 한반도의 반대방향으로 운항 중이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이 지난 11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와 4척의 다른 전투함으로 구성된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지만, 칼빈슨 항모전단은 이 시점에 한반도로부터 5630여㎞ 떨어진 인도양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해군과의 합동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한반도 반대방향으로 운항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미 해군이 17일 칼빈슨 항모전단이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통과하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드러났다. 이 사진은 지난 15일 찍힌 사진이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칼빈슨 항모전단의 한반도 인근 임무에 대해 설명한 지 4일이나 지난 후였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와 관련, 국방부의 지침에 의존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국방부로 돌리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 관리들은 태평양사령부의 너무 이른 배치 발표부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잘못된 정보에 의한 설명까지 작은 실수들이 계속되면서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반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잘못된 이야기가 굳어져버린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칼빈슨 항모의 한반도 이동배치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동북아지역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에 시리아 공급을 명령한 후여서 칼빈슨 항모전단의 이동은 강하게 상대방을 압박하는 트럼프 스타일의 추가적인 증거로까지 설명됐다.

국방부 관리에 따르면 칼빈슨 항모전단은 지금 한반도를 향한 북쪽으로 이동 중이며 다음주쯤 한반도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다른 관리는 국방부가 특히 동북아지역 긴장감을 높이고 스파이서 대변인뿐 아니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까지 칼빈슨 항모전단의 이동에 대한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한 사안을 바로잡지 않은 데 대해 당황스러움을 표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