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美·日·대만의 '합종연횡' 대결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사진=블룸버그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일본 대 대만·미국·일본 연합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민관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와 일본개발은행은 도시바의 새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하는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실버레이크파트너스 연합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미·일 연합이 중국 혹은 한국 기업에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에 따라 형성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 진영이 조금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진단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 도시바 반도체 사업이 해외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기술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왔다. 특히 중국 기업에게 매각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소식통은 일본 경제산업성 주도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개발은행이 도시바메모리에 출자하는 형태로 브로드컴 진영에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사모펀드 KKR도 브로드컴 진영에 참가해 공동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브로드컴은 실버레이크파트너스 외에도 일본 대형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으로부터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 진영에도 다양한 기업이 합류해 미국·일본 연합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난해 인수한 일본 샤프를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샤프 또한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또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애플과도 제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기업을 끌어들여 기술 유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실버레이크파트너스 연합은 도시바 반도체 입찰가로 2조~2조5000억엔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3조엔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한국 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이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