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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로 가리고 피우세요"…담배 혐오그림 '무용지물'

[이슈더이슈] 편의점 등 판매업체서 스티커 제공…관련 규제 없어 처벌 못해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입력 : 2017.04.20 12:30|조회 : 1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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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담배를 구입하면 제공하는 스티커(붉은선 안)가 비치돼 있다(왼쪽). 담배 경고그림에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사진=이재윤 기자
편의점에 담배를 구입하면 제공하는 스티커(붉은선 안)가 비치돼 있다(왼쪽). 담배 경고그림에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사진=이재윤 기자
"스티커로 가리고 피우세요"…담배 혐오그림 '무용지물'

#"담뱃갑에 붙이세요." 서울 광화문 인근 한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한 A씨는 노란 스티커 2개를 건네받았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바로 스티커의 쓰임새를 알아차렸다. 담뱃갑에 있는 경고(혐오)그림 가운데 붙이니 대부분 가려질 정도로 크기가 딱 맞았다. 그는 담배를 피우는 다른 동료들에게도 알려줬다. 앞으로 담배는 이 편의점에서 살 생각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매너라벨'(담배스티커). 담뱃갑 경고그림 크기에 맞춘 매너라벨 스티커 판매업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국 각지 편의점·마트 점주들의 주문신청이 하루 수백 건을 넘는다. 매너라벨 판매업체는 현행법상 스티커 배치 등은 '문제가 없다'는 변호사 자문결과도 공개했다. 점주들은 "손님이 스스로 가져가도록 비치하겠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아직도 그냥 피우세요?"…불티나는 담뱃갑 스티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연정책의 일환으로 담뱃갑 전·후면 상단에 삽입된 경고그림이 스티커에 가려져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경고그림 제거를 전문으로 한 스티커업체까지 생겼지만 단속·처벌 규정이 없어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국민건강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삽입됐다. 하지만 흡연이 폐암 등 질병 원인·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그림과 문구·상담번호는 최근 스티커에 가려지고 있다.

경고그림이 보이는 담뱃갑(왼쪽)과 경고그림을 스티커로 가린 담뱃갑./사진=해당 업체
경고그림이 보이는 담뱃갑(왼쪽)과 경고그림을 스티커로 가린 담뱃갑./사진=해당 업체
담뱃갑 경고그림을 가리는 스티커 제작 전문업체 P사는 성황을 이룬다. 온라인 등에서 "거부감 드는 혐오그림 담뱃갑. 그냥 들고다니시나요? 이젠 붙여서 없애세요. 혐오그림 완벽차단. 나만의 담배케이스가 탄생한다"며 광고한다.

스티커에는 담뱃갑 형태(일반·슬림) 경고그림에 따라 크기를 맞춘 캐릭터나 이미지 문구 등이 인쇄돼 있다. 가격은 장당 160원가량이다. 주 고객은 편의점 점주들. 주점 업주들도 스티커를 구매해 제공하기도 한다.

경고그림을 가리려는 흡연자들의 요구가 높다 보니 일부 편의점에선 시중 문구점에 파는 일반 스티커를 구매해 제공한다.

흡연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한 30대 흡연자 A씨는 "(경고그림을 보면) 담배를 피우는 게 범죄처럼 느껴진다"며 "경고그림을 가리기 위해 통케이스 등도 써봤지만 불편해서 아무래도 스티커를 붙여놓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담뱃갑 경고그림 예시/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시행 중인 담뱃갑 경고그림 예시/사진=기획재정부
◇흡연자·편의점 '윈윈'…금연정책 효과 ↓, 처벌조항 無

경고그림을 가리려는 흡연자와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판매·유통업체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금연정책 효과도 타격을 입게 됐다. 스티커를 단속·규제할 규정은 없다.

법(국민건강증진법·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제조·수입업체가 경고그림을 가리는 행위는 처벌대상이지만 유통·판매업자에 대한 관련 조항은 없다. 편의점에서 직접 스티커를 붙여주는 경우 처벌받을 수도 있지만 배치·제공하는 것은 규제대상이 아니다.

유통과정 중 경고그림 차단에 대한 처벌규정이 국회에서 발의되긴 했지만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고그림을 가려 진열·판매하면 과태료(300만원)를 물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고그림 스티커 등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만 단속 기준이 없고 스티커 판매행위에 대해 법으로 처벌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금연정책에 악영향이 없도록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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