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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20조 흡수 '국민재테크 왕좌' ELS 투자해볼까

유로스톡스50지수 쏠림·기초자산 3~4개씩 다수 편입하는 경우 위험도 높아져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입력 : 2017.04.22 04:30|조회 : 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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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급락 사태로 1년여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이 올 들어 20조원의 자금을 흡수하며 '국민재테크 왕좌'를 되찾았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ELS 발행액은 19조89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낮은 예금 이자에 치친 투자자들이 ELS 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증권사마다 다양한 조건과 구조로 발행되지만 통상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보다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4~6% 이상의 수익을 준다. 즉 주가가 일정수준까지 떨어지더라도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 되고 있다.

◇은행에서 가입한 ELS도 원금손실 가능=ELS에 가입할 때 투자자들은 특정 종목 주가나 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이 현재보다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를 결정한다. 지수로는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S&P500지수, 닛케이225지수, 코스피200 지수 등이 활용된다.

그러나 ELS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판매 직원이 '사실상 원금보장이 된다'고 설명하더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ELS는 자산을 우량한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는 해당 기초자산과 연계된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때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아주 일부만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크게 나더라도 채권 이자에서 만회할 수 있어 원금보장형 ELS가 된다. 파생상품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 손실이 이자액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원금비보장형 ELS가 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ELS는 원금비보장형으로 발행되고 있다.

상품구조 측면에서 현재 가장 많이 발행되는 스텝다운(Step down)형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통상 가입당시 가격 대비 50% 내외 수준의 낙인배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한계선)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면 만기에 약속한 수익을 준다. 만기는 1~3년 수준으로 정해지며 가입 후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정해진 만기보다 빨리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보다 낙인배리어 밑으로 단 한 번이라도 하락한 적이 있으면 손실이 날 수 있다. 상품에 따라서는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의 80~100% 수준으로 회복되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낙인배리어가 50%인 ELS에 가입한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배리어를 한 번도 터치한 적이 없고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 대비 60%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다고 하면 비록 가입 당시보다 40%가 떨어진 상황이지만 투자자는 약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배리어 아래로 떨어진 이후 시장이 좋아져 만기 때 60%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앞의 사례와 기초자산 가격은 결과적으로 같지만 어쨌든 낙인배리어를 한 번이라도 터치했기 때문에 투자자는 40%의 원금손실을 보게 된다.

◇기초자산 설마 반 토막?…홍콩H지수·대우조선 떠올려야= 투자자들은 ELS 기초자산 가격이 반 토막 날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홍콩 H지수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투자자들은 실제로 큰 손실을 보거나 손실 위기에 처해있다.

홍콩H지수 기초자산 ELS 투자자들은 지난해 2월 홍콩H지수가 7500선까지 폭락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특히 2015년 4~6월 홍콩H지수가 꼭지이던 1만4000~1만5000선에서 발행된 ELS 규모만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홍콩H지수는 9900선 수준으로 30% 정도 올라오면서 평가손실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이들 ELS 만기가 1년 후부터 집중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현재보다 H지수가 더 떨어지면 원금손실 폭은 더 커지고 발행가격 대비 80% 수준인 1만1200~1만2000선까지 회복돼야 원금과 수익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된다. 홍콩H지수가 현재보다 13~20% 이상 올라야 한다.

최근 채무재조정이 합의된 대우조선해양도 주가가 급락, 지난해 7월부터 거래가 정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대부분 2013~2014년 주가 30만원 안팎에서 발행됐다. 2014년 4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조기 상환되지 않았고 2015년 7월 주가가 15만원 아래로 떨어져 낙인배리어에 진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14일부터 거래 정지돼 4만4800원에 머물러 있어 손실률은 80%대에 달한다. 투자원금 116억원 가운데 100억원이 손실난 셈이다. 현재 미상환된 규모는 30억원으로 이 역시 원금을 날릴 위기다.

◇기초자산 쏠림현상·개수도 위험요인= 기초자산 가격뿐만 아니라 특정지수로 기초자산이 쏠리거나 개수가 너무 많아도 ELS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달 해외 지수형 발행은 전체 발행 규모대비 90% 수준에 육박하면서 2015년 과열 시기의 해외지수 발행 비중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2015년 발행된 ELS가 홍콩H지수에 집중돼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진 것처럼 최근 유로스톡스50지수로의 쏠림현상이 지적되고 있다.

1분기 유로스톡스50지수 기초자산 ELS는 전체 ELS의 80% 수준에 해당되는 15조원 이상 발행됐다. 유로스톡스50지수 기초자산이 많아진 건 변동성이 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선호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수익률을 높이는 또 다른 수단으로 기초자산을 3~4개씩 편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원금손실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상품은 전체 발행규모의 50% 이상이며 4개인 상품도 최근 10% 내외까지 늘었다.

문제는 기초자산 3~4개의 조합은 보통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코스피200, S&P500지수 4개 정도로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즉 기초자산 4개의 경우 유럽, 중국, 한국, 미국을 기초자산 조합으로 하게 돼 전 세계 경제의 동반 상승에 배팅하는 셈으로 이 중 한 곳만 무너지더라도 원금손실 위험이 생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특정지수 쏠림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도 시장과 투자자들이 그 경고에 무뎌지고 있다"며 "과거 홍콩H지수와 같은 투자실패를 겪은 이유를 되돌아보고 수익률만 관심 갖기 보다는 상품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냉정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정
한은정 rosehans@mt.co.kr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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