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폭스뉴스 간판앵커 오라일리, 방송국서 퇴출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미국 폭스뉴스의 간판앵커 빌 오라일리./AFP=뉴스1

미국 보수성향 뉴스채널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67)가 성추문 논란으로 폭스뉴스를 그만두게 됐다.

폭스뉴스채널의 모회사 21세기폭스는 19일(현지시간) "여러 주장을 철저히 검토한 끝에 우리는 오라일리가 폭스뉴스에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오라일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채널 임직원에게도 "이 결정은 외부 자문가와 검토 끝에 이뤄진 것"이라며 오라일리의 퇴출소식을 전했다.

이어 "시청률을 기준으로 보면 오라일리는 케이블 뉴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인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업무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오라일리의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오라일리는 "완전히 근거 없는 주장들로 폭스뉴스와 나는 다른 길을 걷게 됐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폭스뉴스에서 이뤘던 성공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며 시청자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오라일리는 1996년 폭스뉴스에 입사해 '오라일리 팩터'(The O'Reilly Factor)를 진행한 간판 앵커였다.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오라일리팩터의 시청자 수는 한 회 평균 398만명에 달한다. 2015년엔 한 해 동안 1억7800만달러(약 2030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1일 뉴욕타임스가 오라일리의 성추문 의혹을 보도하면서 오라일리의 성공시대는 막을 내렸다. 뉴욕타임스는 오라일리가 폭스뉴스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을 일삼았으며, 2002년부터 피해여성 5명에게 소송과 외부 발설을 하지 않는 대가로 총 1300만달러(약 148억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후 광고주들의 광고 중단이 잇따르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오라일리는 지난 11일 이탈리아로 갑작스럽게 휴가를 떠났다. 그는 휴가를 마치고 24일 프로그램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8일 그에게 성희롱과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내 신고가 추가 접수되면서 폭스뉴스는 그를 사실상 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