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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 키즈' 레드삭스 흑인 4총사의 희망사항

[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머니투데이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입력 : 2017.04.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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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켄 그리피 주니어. /AFPBBNews=뉴스1
2016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켄 그리피 주니어. /AFPBBNews=뉴스1

2016 브라질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의 어린 시절 우상은 박세리였다. 동양 선수는 LPGA 무대에서 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딛고 박세리가 투어 참가 첫 해인 1998년 LPGA 챔피언십과 US 여자 오픈을 석권하자 IMF로 고통을 받던 국민들에게 우상으로 떠올랐다.

1988년 전후로 태어나 박세리를 롤 모델 삼아 어린 나이에 골프에 입문해 세계무대에 한국 골프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자선수들을 일컬어 ‘세리 키즈’라 표현한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박인비 외에도 서희경, 김송희, 김하늘, 최나연 등 5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한국 여자 골프에 ‘세리 키즈’가 있다면 메이저리그에는 ‘그리핀 키즈’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1945년 잭키 로빈슨이 인종 차별의 벽을 허물었지만 20대 흑인 선수들에게는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는 아주 먼 옛날에 활약한 슈퍼스타일 뿐이다. 1990년 대 어린 흑인 선수들은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보고 NBA 스타를 꿈꾸며 자랐다. 야구에서는 단연 켄 그리피 주니어가 최고였다.

하지만 많은 흑인 선수들은 NFL과 NBA에서 뛰는 것을 선호한다. 뛰어난 운동 실력을 뽐내기에는 야구보다 풋볼이나 농구가 더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신체 조건이 뛰어나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게 그리피는 거의 신적인 인물로 여겨졌다. 아버지에 이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그리피는 처음부터 슈퍼스타의 기질을 마음껏 뽐냈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그는 은퇴 직전이던 아버지와 같은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타격 폼을 지녔던 그리피는 통산 630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슬러거로 유명하다. 2년차 시즌인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아메리칸 리그의 골드글러브를 10년 연속으로 수상했을 만큼 뛰어난 수비력도 지닌 진정한 슈퍼스타였다. 준수한 외모에 밝고 성실한 성격으로, 클럽하우스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수행해 조던 못지 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데이빗 프라이스 /AFPBBNews=뉴스1
데이빗 프라이스 /AFPBBNews=뉴스1

총 14번이나 올스타에 뽑힌 그리피는 지난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99.32%를 획득, 1998년 톰 시버가 보유하고 있던 98.8%를 넘어섰다. 지난 4월 9일 시애틀 홈 개막전에서 그리피의 등번호 24번의 영구결번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흑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6년 흑인 선수는 고작 6.7%에 불과했다. 전년에 비해 7.2%가 줄어든 것으로 1957년 이래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흑인 선수들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해는 1981년으로 18.7%였다. 이 같은 현상은 중남미와 아시아권 출신 선수들의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 일례로 LA 다저스의 경우 현재 25인 로스터 중 앤드류 톨스만이 유일한 흑인 선수다. 반면 중남미 계통은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해 7명이며,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동양계는 2명이다.

그나마 흑인 선수들이 핵심 전력을 이루고 있는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다. 한 편으로는 가장 늦게 흑인 선수를 받아들인 구단이 레드삭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로빈슨이 다저스에 데뷔한 후 12년이 지난 1959년에서야 펌시 그린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전천후 내야수였던 그린은 1962년까지 레드삭스에서 활약한 후 1963년 뉴욕 메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왼쪽부터 크리스 영, 잭키 브래들리 주니어, 무키 베츠 /AFPBBNews=뉴스1
왼쪽부터 크리스 영, 잭키 브래들리 주니어, 무키 베츠 /AFPBBNews=뉴스1


강산이 여러 차례 바뀐 현재 레드삭스에는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를 비롯해 외야수 무키 베츠, 잭키 브래들리 주니어, 크리스 영 등이 흑인 슈퍼스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중 어린 시절부터 농구와 풋볼을 병행했던 영은 그리피의 플레이를 보고 야구를 선택한 경우다. 영은 어린 시절부터 그리피의 모든 것을 따라 했다. 그의 이름이 새겨진 테니스 운동화를 신고 거울을 보며 미소까지 흉내 낸 ‘그리피 키즈’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영의 희망은 보스턴 지역의 흑인 어린이들이 야구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마이크 트라웃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무키 베츠가 그리피에 버금가는 활약을 이어간다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베츠 키즈’를 꿈꾸는 아이들이 늘어나 궁극적으로 흑인 선수들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다.

레드삭스를 이끌고 있는 흑인 4총사의 목표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자신들의 우상인 그리피가 해 내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많은 어린 흑인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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