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8일 만의 승' 조상우, 재활 터널 끝 '완벽한 선발 데뷔'

23일 웃고 있는 조상우.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드디어 돌아왔다. 넥센의 파이어볼러 조상우(23), 그가 데뷔 후 첫 선발 등판 경기서 승리를 챙겼다. 2015년 9월 3일 한화전 이후 598일(약 1년 7개월) 만에 따낸 값진 승리였다.


넥센 히어로즈는 23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넥센은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넥센은 8승 12패를 거뒀으며(9위), 롯데는 10승10패(6위)로 정확히 승률 5할이 됐다.

지난 2013년 넥센에 1라운드 1순위로 입단(계약금 2억5천만원)한 조상우는 줄곧 불펜으로만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도중 팔꿈치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주두골 피로골절 핀 고정술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동시에 받은 뒤 그해 재활에 몰두했다.

넥센은 이미 지난해부터 장기적으로 조상우를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날 데뷔 후 5시즌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기에 앞서 넥센 장정석 감독은 "조상우의 투구수를 80~90구 정도에서 끊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이닝과 상관없이 투구 수가 채워지면 교체할 것이다. 몸이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상우는 79개의 공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완벽한 선발 데뷔전이었다. 그의 장기인 빠른 볼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조상우는 총 41개의 속구를 뿌렸는데 평균 구속이 145km에 달했다. 특유의 묵직한 공은 여전했다. 속구 최저 구속 142km,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여기에 간간이 뿌린 14개의 투심(141~149km)도 위력적이었다. 슬라이더(130~137km), 포크볼(137~139km), 커브(115~119km) 2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50개, 볼은 29개일 정도로 제구도 잘 됐다.

조상우는 1회초 선두타자 나경민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어 번즈를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으나 손아섭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3회엔 선두타자 김문호에게 안타, 정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조상우는 4회 첫 실점을 내줬다. 2사 후 최준석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강민호에게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내준 것. 그러나 후속 김문호를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결국 5회를 롯데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한 뒤 6회부터 마운드를 금민철에게 넘겼다. 이후 넥센 불펜이 무너지지 않은 끝에 조상우가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경기에 앞서 넥센 장정석 감독은 그동안 롤러코스터 행보에 대해 확실한 연패 스토퍼 존재를 언급했다. 밴헤켄을 보유하고 있는 넥센이 한현희에 이어 이제 조상우까지 복귀했다.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마운드에 선 조상우. 넥센이 이제 보다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환호하고 있는 조상우-주효상(왼쪽) 배터리.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