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법, 바이오톡스텍 '퀀텀점프' 계기될 것"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회장/사진제공=바이오톡스텍

가습기살균제 같은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때문에 웃는 기업이 있다.


국내 임상시험 위탁수행(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업계 1위 바이오톡스텍 (5,270원 ▼220 -4.01%)이 주인공이다. 바이오톡스텍은 의약품을 만들 때 인체에 해가 되는지 여부를 초기에 살펴보는 비임상 시험을 전문적으로 한다. 동물 대상 비임상 시험에서 통과가 돼야 전임상, 인간 임상 등으로 넘어갈 수 있다.

화평법은 화학업계에게 2018년 6월까지 화학물질 510종에 대한 독성자료를 낱낱이 보고하도록 했다. 보고대상 화학 물질을 제조하거나 해당 물질을 이용해 또 다른 재료를 만드는 업체는 예외 없이 법 적용을 받는다.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회장은 충북 오창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각각의 화학업체들이 수백가지 원료를 일일이 분석한다는 건 시간과 비용, 시설면에서 불가능에 가깝다"며 "외부 용역을 주는 게 가장 합리적인데 이 분야에서 바이오톡스텍이 국내 최고"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주도하는 화평법은 510가지 물질에서 시작해 해를 거듭할 수록 가짓수를 넓혀가게 된다. 바이오톡스텍은 앞으로 10년 안에 보고 대상 물질이 7000여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바이오톡스텍은 국내 거의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 비임상 시험을 대신 수행해 준다. 임상 대상은 쥐나 토끼 같은 동물인데 병원에서 진행하는 인간 임상을 위해서는 비임상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합성의약품 비임상시험 과정이 화학물질 독성 성분 분석과 똑같다.

강 회장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바이오톡스텍 실적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약사들이 각자 시설을 마련하고 인력을 뽑아서 비임상 시험을 하는 건 비용 측면에서 현실적이지 않다 보니 거의 모든 제약사들이 용역을 준다"며 "바이오톡스텍이 보유한 2만여건 데이터와 시설, 150여명의 연구인력은 국내에서 견줄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톡스텍은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했던 지난해 223억원 매출액과 22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또 순이익은 15억원으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 회장은 "올해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20% 늘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1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페어플레이' 정신도 강조했다. 그는 "한 경쟁사가 스스로를 '업계 1위'라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매출이나 시험 수행 건수 등에서 바이오톡스텍에 한참 못 미친다"며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홍보를 하는 데 업계 맏형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