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함께하는 '동반자' 펀드…5년 수익률 77.49%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 팀장./사진=한화자산운용

"이 회사가 우리의 동반자가 될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 팀장은 '한화 코리아 레전드 중소형주'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마다 이 같은 철학을 떠올린다. 저렴하게 사서 주가가 올라갈 때 팔기 위한 주식이 아니라 주주 마인드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자는 마음이다.

당장 주가가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것과 별개로 '어떤 경영자가 회사를 운영할까',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나' 등의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좋은 회사에 투자하면 언젠가 기업가치가 커질 수 밖 에 없다는 게 이 팀장의 운용 철학이다.

'동반자' 투자를 지향하다 보니 펀드 내 종목 회전율은 30%(지난해 기준) 수준. 한 번 담으면 웬만해선 3년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간다.

덕분에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보유 기간이 길면 길수록 높은 성과를 냈다. 23일 기준 6개월 수익률은 7.68%로 같은 기간 중소형주식 유형(1.83%) 평균 수익률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6.81%(같은 유형 3.80%)다.


중소형주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 2년을 기준으로 두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2년 기준 중소형주 펀드 평균 수익률은 -13.21%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는 12.8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 5년 수익률이 각각 42.94%, 77.49%로 중소형주 펀드 평균수익률 7.46%, 31.3%를 크게 앞질렀다.



좋은 기업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당장 주가가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 팀장은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포트폴리오에 해당 종목을 더 담는 기회로 활용한다. '좋은 기업은 언젠가 다시 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원칙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중소형주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게 봤다.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 대부분이 경제민주화와 내수진작, 4차 산업 등에 초점을 맞춘 경제 공약을 내건 만큼 취임과 동시에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정책의 수혜주 대다수가 중소형주에 몰려있다. 여기에 국회와 함께 주요 대기업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제재 등 대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가속화되면 시장은 중소형주가 리드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지난해 중소형주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졌다"며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빠르게 회사가 성장하는 곳도 많다. 단기적인 투자가 아닌 오래 두고 볼 회사를 산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회사가 많다"고 조언했다.

올해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팀장은 "올해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서 흔들릴 수 있지만 워낙 금리가 낮기 때문에 채권,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매력적"이라며 "이런 시장에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