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심상정 캠프 "내년부터 고교 절대평가 도입"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 /사진제공=좋은교사운동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학 입시 정책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던 대통령 후보들이 학원 정책에 대해서는 약간의 입장 차이를 보였다. 유승민·심상정 후보 측 모두 밤 10시 이후 영업제한이나 학원 휴무제에 대해 "취지는 찬성한다"면서도 시행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 수능 절대평가화, 자사고·외고 폐지 등은 도입여부부터 시행 시기까지 이견이 없었다.

좋은교사운동은 24일 서울 관악구에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캠프 초청 교육공약 평가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관계자에 대한 심층 면접을 벌였다. 이날 오전에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캠프 정책담당자가 나와 좋은교사운동의 질문에 답했다.


평가회에서는 좋은교사운동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각종 학원 규제 정책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밤 10시 이후 학원영업 금지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느냐'는 질문에 유승민 캠프 교육공약 담당자로 참여한 백한웅 김세연 국회의원실 보좌관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은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제한 시간은 각 시·도교육청의 자율에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가 "이미 학원 시간은 각 교육청 조례로 제한하고 있지만 상위법에 제한이 없어 지역별로 통일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자 백 보좌관은 "밤 10시에 대한 제한은 상위법에 두되 구체적인 규제 시간은 교육청별로 달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도입 시기에 대해서도 "(사전에 답변한) '점진적 도입'이라는 표현 중 '점진적'이라는 단어를 빼달라"며 사교육 규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사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심상정 후보 교육공약 담당자로 나온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큰 방향에는 동의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난색을 표했다. 송 위원은 "교육감과 협의가 선행돼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며 "교육감이 학원 시간에 대해 가진 권한을 회수하든, 조례로 다 함께 바꾸자고 합의를 하든 교육감과의 협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원휴무제에 대해서는 백 보좌관(유승민 후보 측)은 "일요일과 법정공휴일 모두 학원이 쉬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송 위원(심상정 후보 측)은 "일요일만 규제하면 좋겠다"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에 대해 두 후보 측은 모두 "2021년 대입을 위해 현 중 3이 고교에 입학하는 내년부터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특목고가 좀더 유리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 측은 또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주장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스펙 기재를 금지하고 동아리활동, 봉사활동을 포함한 교과 수업 중심의 활동만을 입시에 활용토록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교육예산 10조의 재원이 생기면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는 질문에 백 보좌관은 교육격차를 줄이는 복지사업에 4조원을, 송 위원은 대학등록금 해결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좋은교사운동의 공약 검증은 오는 25일 이어지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 담당자가 나와 교육공약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