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수익성 톱…무점포·저비용 통했다

온라인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수익성이 가장 높은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에도 전통적인 무점포·저비용 구조와 함께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ROE 1, 2위를 다투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14.1%)를 1.2%포인트 앞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ROE가 15% 이상을 기록하면서 최고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키움증권의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권인 한국투자증권(6.3%), NH투자증권(5.1%), 삼성증권(4.7%), 미래에셋대우(0.3%) 등 대형사 평균 ROE가 4.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2011년 16.6%에서 2012년 6%, 2013년 5.6%까지 떨어진 키움증권 ROE는 2014년 8.6%로 다시 상승한 뒤 2015년 18.7%까지 치솟았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이 1분기 실적 개선에 힘입어 ROE가 17.2%로 대폭 개선돼 두 증권사의 치열한 ROE 경쟁이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1분기 실적은 내달 중순 발표된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투입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얼마나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키움증권의 높은 수익성은 전국적인 지점을 거느린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형사들과 비교해 투입비용이 휠씬 적어서다. 키움증권이 온라인증권사로 지점을 보유하지 않아 지점은 물론 관련 인력 규모가 휠씬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직원 수는 600여 명 수준이다. 대형사인 대신증권과 메리츠종금, 하나금융투자 등의 1500~1600여 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는 2000억원 규모다. 역시 대신증권과 메리츠종금, 하나금융투자 등이 300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여기에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키움, 키움예스 등 저축은행 두 곳 등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결기준 ROE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개별기준 ROE(12.6%)가 메리츠종금(14.0%)보다 낮은 것도 이 때문이다.

주가도 상승세다. 이날 종가기준 키움증권 주가(8만700원)는 올 들어 12.1% 올랐다. 지난 3일에는 8만3500원으로 3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주식거래 시장점유율 선두업체인 키움증권의 사업구조가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편중돼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키움증권이 2012년부터 3년간 증시 거래규모가 줄자 ROE도 떨어졌다"며 "이후 주식 거래가 다시 늘고 IPO(기업공개) 등 IB(투자은행)부문 수익이 늘면서 ROE가 다시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시장 침체에도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