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업계 처음으로 '장애인 고용' 자회사 추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삼일회계법인 로고

삼일회계법인이 회계업계에서 처음으로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문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꺼린 채 '고용 부담금'으로 면피하는 것과 달리 장애인을 직접 고용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24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연내 발달장애인 고용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관련 업무를 함께 추진할 장애인 전문 기관 및 단체들과 접촉 중이다.

설립될 자회사는 회계법인 업무에 필수적인 동시에 발달장애인들의 업무 능력에 적합한 '인쇄 및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을 포함해 안진·삼정·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은 장애인 고용업체와 계약을 통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반면 삼일회계법인은 자회사를 설립하면 구직자들에게 보다 적성과 업무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직접 자회사를 관리하면 보다 안정적인 장애인 고용 보장이 가능한 경영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특히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의 민간 사업장에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올해 기준 2.9%)을 부여하는데, 대다수 기업들은 채용 대신 고용분담금을 선택해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삼일회계법인의 자회사를 통한 직접 고용 노력이 돋보이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회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제도를 적용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2008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인 모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하면,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의 고용률에 포함시키고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포스코·삼성·LG·네이버·넥슨·삼양 등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 다수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에 동참해 왔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삼일회계법인을 시작으로 회계업계 전반에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쯤 자회사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애인 고용의무제의 당초 취지에 맞도록 발달장애인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