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통제 의혹' 고위법관 물러나…행정처 차장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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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 News1 신웅수 기자

법원행정처가 일선판사들의 사법개혁등의 목소리를 통제하려고 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인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5·사법연수원 18기)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법원은 오는 5월1일자로 이 위원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위원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겸임직에서 해임 상태가 됐고 대기발령이나 마찬가지인 '연구 법관'으로 인사 조치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가 지난 18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대해 이날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사건을 넘겼는데 징계 등 논의 진행을 위해 업무에서 제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사위 결과, 행정처의 폭넓은 관여가 드러났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음에도 양 대법원장이나 고영한 행정처장 등을 빼고 이 위원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 처장은 조사위 발표 이틀 뒤인 20일 입장자료를 내고 공식 사과했지만 관련자 징계와 구체적인 해결 방안 등 없이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내자 사안의 중요성을 보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조사위 측은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 전임 회장인 이 위원이 연구회 측에 학술대회 연기 및 축소 압박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며 행정처 측도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당초 의혹의 중심에 섰던 임종헌 전 부장판사(58·16기)가 법관 연임을 포기해 빈 자리였던 행정처 차장에는 김창보 서울고법 부장판사(58·14기)가 전보됐다. 이 상임위원 자리는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53·21기)가 겸임한다.

한편 조사위 측은 이 위원이 임 전 차장이 주재하는 실장회의와 고 처장이 주재하는 주례회의에서 상황을 보고하고 연구회 관계자들에게 압박을 가한 사실 등을 인정했다.

이 사건은 연구회 측이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개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3월25일 결과를 발표하려 하자 행정처 측이 조직적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작됐다.

논란이 일자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달 9일 간담회를 열고 중립적 조사기구를 구성해 진상을 파악하기로 결정했고 이 전 대법관이 진상조사를 총괄했다. 직무에서 배제된 임 전 차장은 법관 재임용을 포기하고 30년 법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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