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방문한 安 "차별 끝장내서 DJ·호남정신 잇겠다"(상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광주시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공식 선거운동 이후 호남을 두 번째로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24일 유세장에서 트로트 한 자락을 뽑았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으로 시작하는 '목포의 눈물'이었다. 예상치 못한 안 후보의 목포를 대표하는 노래에 목포역 광장 유세현장은 순식간에 '전국노래자랑'의 한 장면으로 변했다.

목포-나주-광주 코스로 호남 유세를 이어간 안 후보는 이날 어느 때보다 호남의 지지를 강하게 호소했다. 목포에서 '목포의 눈물' 열창으로 지지를 호소했던 안 후보는 광주 전남대학교 유세에서는 "누구의 승리가 호남의 승리냐. 누가 지긋지긋한 호남 차별을 끝장낼 수 있겠느냐"며 지역차별 해소에 방점을 뒀다. 그는 "누가 호남을 대변할 자격이 있는 것이냐"며 "호남을 무시하는 민주당에 또다시 속아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20분간 이어진 유세에 전남대학교 앞에 모인 5000여명의 시민도 '안철수!'를 연호하며 지지를 약속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DJ께서 IT(정보기술) 강국을 만들어 20년 먹거리를 만드셨다"면서 "저는 혁신의 전쟁터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만들 자신이 있다. 20년 새로운 먹거리를 김 전 대통령처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DJ정신이고 호남정신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호남 유세 내내 박지원 대표도 안 후보와 동행하며 힘을 보탰다. 박 대표는 목포에서 "DJ가 핸드폰을 만들어서 20년을 먹고 살았는데, 앞으로 20년간 먹고살 것을 만들어줄 대통령이 누구겠느냐"며 "안철수 후보야말로 제2의 DJ"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광주에서 "박 대표는 저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임명직·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반드시 승리해서 그 결단에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이같이 호남 민심 잡기에 온 힘을 다하는 데는 최근 주적 논란과 역색깔론 등으로 인해 심상치 않게 움직이는 호남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지역에서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51%로 지난주(47%) 대비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36%로 (지난주 35%)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유세현장에서 여론조사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는다"며 "여기 계신 시민들 중 여론조사 전화를 받아본 사람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가 편파적으로 특정 계층에만 계속 물으니 다수 중도 있는 분들은 답변을 안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