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범람·침수 피해 분석 더 빨라진다…'홍수 경로'도 미리 알아

SIMOD 기반 대피계획 수립 예시/자료=건설기술硏

최근 이상기후로 전지구적인 물재난이 증가하고 있다. 댐, 제방 등 재해예방 시설물 설계빈도 이상의 대규모 홍수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 침수피해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홍수 발생 시 범람 및 침수 피해를 빠르게 예측하고 신속한 피난계획 수립이 가능한 첨단 수치해석 모델을 국내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진만 박사팀과 강원대학교 김병식 교수팀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홍수 범람 해석모형인 SIMOD(Simplified Inundation MODel)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제껏 홍수 사례를 수치적으로 해석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홍수 해석모형이 개발돼 왔지만, 빠른 재난 대책 수립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분석 속도가 개선된 예측모델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SIMOD는 간단한 자료입력을 통해 도심 침수 및 확산 경로까지 빠르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홍수 발생 시 실제 지형도 위에 유입홍수량 등의 데이터를 입력해 구동함으로써 침수결과를 빠르게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홍수해석 모형은 정확성만큼 빠른 분석결과 도출이 생명이다. 이는 해석결과를 이용해 주요시설의 침수시간을 파악함으로써 적절한 대피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SIMOD는 기존의 홍수 수위 데이터로 피해면적만을 산정하던 인풋-아웃풋(Input-Output)식 모델에 비해 ‘홍수 경로’까지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침수심 정보를 각 시설의 인벤토리 정보와 결합해 시설의 피해액을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대구광역시 금호강 하류부에 위치한 성서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기존 상용 해석모델(FLO-2D)과 SIMOD 간 홍수 시뮬레이션을 비교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SIMOD는 기존모델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속도인 8분만에 시뮬레이션을 완료했다. FLO-2D는 유입홍수량의 체적을 보존시키면서 홍수의 추적을 재현해 내는 모형으로 이번 실험에서 시뮬레이션 작업에서 분석까지 25분이 걸렸다.

연구팀은 “SIMOD의 경우 기존 모형과 비슷한 입력조건이지만 지형 데이터를 반영해 주변의 표고에 홍수량 데이터를 분배해 실제와 같은 홍수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계산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진만 박사는 “앞으로 SIMOD 모델이 보다 고도화되고 적정한 검증 절차를 통해 국내 도시 침수 해석모형의 표준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