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값 오르나…바닐라 가격 2년 만에 6배 '껑충'

사진=블룸버그

바닐라 가격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바닐라 가격은 2년 만에 무려 6배나 뛰며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향수 등 바닐라가 두루 쓰이는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닐라 등 향료를 취급하는 미국 회사 닐슨메이시의 크레이그 닐슨 CEO(최고경영자)는 바닐라 열매인 바닐라콩 가격이 최근 ㎏당 600달러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바닐라콩 산지인 마다가스카르가 사이클론(열대성 폭풍)의 직격탄을 맞아 바닐라콩 가격이 급등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전 세계 바닐라콩의 80~85%를 생산한다.

문제는 바닐라콩 가격이 이미 2015년부터 급등세를 띠었다는 점이다. 가격 오름세에 투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인공 향료·식품첨가제에 대한 반발로 소비자들의 천연 바닐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이 여파로 2015년 ㎏당 100달러 수준이던 바닐라콩 가격은 올 초에 이미 450~50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2년여 만에 6배나 오른 셈이다. 2005~2014년엔 ㎏당 50달러에도 못 미쳤다.

닐슨 CEO는 "재고가 이미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줄었다"며 "이젠 사이클론 피해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그는 "바닐라시장에 향후 2년이 힘겨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닐라콩은 열대작물로 매년 수확하는 다른 작물과 달리 수확에 3년이 걸린다. 축난 재고를 다시 메우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마다가스카르를 덮친 사이클론 '이너위'(Enawo)는 지금까지 5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을 낳았을 정도로 강력했다. 유엔은 지난주 이너위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기초식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바닐라콩 절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바닐라 거래업체인 유로바니유는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콩 생산량이 올해 사이클론 피해로 20% 줄 것으로 예상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해에도 가뭄으로 바닐라 작황이 나빴다.

멜라니 레그리스 유로바니유 판매·마케팅 매니저는 "가장 큰 문제는 품질"이라고 지적했다. 가뭄과 사이클론 피해로 생산량이 준 것은 물론이고 작물의 품질도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난을 더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전 세계에서 쓰는 바닐라의 90%는 합성 바닐라지만 네슬레와 허쉬 등 식품 대기업들은 최근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천연 바닐라 수요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