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로 대박난 판씨네마, 실적도 '황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6관왕에 빛나는 '라라랜드'를 수입 배급한 판씨네마가 영화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이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판씨네마는 2016년 매출액이 117억7100만원으로 전년대비 86.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3억9700만원으로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2003년 설립된 판씨네마는 새곳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영화 수입, 배급사다. '트와일라잇' '비긴어게인' '노예12년' 등 다양한 색깔의 영화를 수입 배급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12월 개봉한 '라라랜드' 흥행 덕분이다. 배우 지망생과 재즈 피아니스트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라라랜드'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349만여명을 동원했다. 판씨네마 설립 이후 최고 흥행 성적이다.

판씨네마는 2014년 음악영화 '비긴어게인'을 수입해 343만명을 동원했고, 그해 매출액 152억3900만원, 영업이익 63억300만원을 올렸다. '라라랜드'는 12월 개봉한 탓에 실적이 2016년과 2017년 나눠서 인식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판씨네마는 2016년 '라라랜드' '무한대를 본 남자' '다음 침공은 어디?' 등 10여편의 영화를 수입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판씨네마는 2016년 외국영화 배급사 7위를 기록했다. 동원 관객 수는 260만명이다.

지난해 흥행작은 '라라랜드'가 유일했지만 한국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넓히는데 큰 노력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나의 딸, 나의 누나' '쇼콜라' 등 총 14편을 수입 배급할 계획이다.

특히 흥행 수익의 상당 부분을 영화 수입에 재투자하면서 대기업에 맞서는 강소 영화수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긴어게인'의 흥행 이후 영화투자 규모도 늘리고 있다. 2016년 영화투자 자산은 25억원으로 전년대비 49.9% 증가했다.

판씨네마를 이끄는 백명선 대표는 '라라랜드'를 시나리오만 보고 수입을 결정할 만큼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다. '라라랜드'는 수입 결정 이후 배우가 엠마 왓슨과 마일스 텔러에서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높다는 의미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외화 수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 판권을 사야 하기 때문에 한국영화 투자보다 리스크가 훨씬 높다"며 "판씨네마가 중소 외화 수입사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대기업 중심의 한국 영화 시장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