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국민연금 장기전망 틀렸다…2051년에 고갈"

사진=뉴스1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시점이 예상보다 9년 빨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납세자연맹은 25일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시점이 2060년에서 2051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60년은 정부가 전망한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시점이다.


이들의 주장은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영했다. 감사원은 2015년 ‘국민연금 운용 및 경영관리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민연금 재정전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이 정부 가정치보다 1%포인트 하락하면 기금 고갈시점이 5년 앞당겨진다. 2%포인트 떨어질 경우 고갈시점이 9년 단축된다.

정부가 2013년 발표한 제3차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수익률 가정치는 7.15%였다.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4.75%에 머물렀다. 2015년에도 2.25%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납세자연맹은 투자수익률의 가정치와 실적치가 대략 2%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고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시점이 2051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합계출산율 변수를 고려하면 이마저도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장기재정전망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9명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실제 합계출산율은 1.17명 수준이었다. 장기재정전망이 나온 후 합계출산율 가정치를 뛰어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합계출산율은 국민연금 기금의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정부 예상보다 합계출산율이 낮다면 그만큼 국민연금 기금의 적립금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질 경우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시점이 더 단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70년 단위의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은 내년에 업데이트된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통합재정추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라면 고갈시점이 앞당겨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의 결과가 2003년 수준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03년 제1차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에서 국민연금의 고갈시점을 2047년으로 제시했다. 2008년 제2차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에선 고갈 예상시점이 2060년으로 연장됐는데, 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하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소득대체율은 2008년 60%에서 50%로 내려갔다. 이후 매년 0.5%포인트씩 인하해 2028년에 40%로 맞춘다.

결국 최근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안은 국민연금의 조기 고갈을 부추길 수 있다. 현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고령화가 예상되는 한국에서 엄청난 빚을 미래세대에 물려주는 확정급여형 연금제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스웨덴처럼 낸 보험료만큼 받아가는 기여형 연금제도로 개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