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캐나다 '목재전쟁' 가열…트럼프, '보복관세' 엄포

사진=블룸버그

미국과 캐나다의 해묵은 '목재전쟁'(lumber war)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정부의 불법보조금 지원 혐의를 문제 삼아 캐나다산 수입목재에 2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산 연목목재(softwood lumber)에 20%의 보복관세를 물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목목재는 미국에서 단독주택 자재로 주로 쓴다.

로스 장관은 보복관세를 소급 적용할 것이라며 미국이 연간 50억달러 규모로 수입하는 캐나다산 연목목재가 부과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 지방정부들이 보조금 지원을 통해 현지 목재업체들이 부당하게 낮은 비용으로 벌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목재를 판매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캐나다 정부의 불법 보조금 지급 혐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은 잠정적인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상무부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다음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캐나다의 불법 보조금 때문에 미국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 아래 보복관세를 정당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다만 잠정적인 판단도 현실에서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수입업자들이 당장 캐나다산 목재 수입을 꺼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 장관은 "(캐나다와)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려 시도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이전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측엔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관세 부과 결정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혐의는 미국 목재업계에서 제기한 것으로 근거가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미국 목재업계는 지난해 가을 캐나다산 목재가 시장가격보다 낮은 덤핑가격에 수입된다며 상무부에 제소했다.

목재를 둘러싼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블룸버그는 1980년대 초부터 양국이 캐나다가 미국에 수출하는 목재의 물량과 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2006년 합의를 통해 미국이 캐나다산 목재에 관세를 더 부과하지 않는 대신 캐나다 목재업계는 미국 수출 쿼터(할당량)를 지키거나 쿼터를 넘는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 대신 따로 세금을 내기로 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2015년 말 시한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회견에서 불공정무역으로 미국 낙농업체와 목재업체들이 큰 타격을 보고 있다며 캐나다에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재앙'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와 맺은 NAFTA의 재협상을 벼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재협상을 위해 캐나다에 원하는 바를 늘어놓을 것이라며 이번에 목재를 문제 삼은 게 첫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