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20% 희망퇴직 실시…'메스'든 최신원 회장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네트웍스 (5,380원 ▼90 -1.65%)가 전 직원의 최대 20%를 희망퇴직 형식으로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경영권을 얻은 최신원 회장은 패션과 면세 영업중단 등 사업구조 개편으로 올 초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경영개선 턴어라운드를 위해 결국 인력감축 카드를 쓸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25일 SK 고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이 올해 3월 대표이사로 기용한 박상규 사장을 통해 인력 감축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SK네트웍스가 이달 말까지 전 직원의 최대 20%(총 2540명 중 워커힐 종사자 1400명 제외한 약 200명 이상)를 목표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확인 결과 지난 21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신청자가 목표에 미달하자 신청기간을 늘려 임직원들에 퇴직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 관계자는 "희망퇴직이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상 정리해고 수준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감원은) 전 부서에서 진행되는데 상당수 경영지원 인력들에게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 측은 퇴직신청이 사실이지만 목표 인원은 10~15% 정도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워커힐 호텔 관련 1400여명은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감원과 함께 조직 내부 부서 통폐합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년을 넘긴 최신원 회장이 그동안 SK네트웍스가 지나치게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방만하게 운영돼왔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새로 부임한 박상규 사장이 인원과 조직에 메스를 들이댄 것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회사 측이 희망퇴직이라는 자율 구조조정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저성과자와 사무직 여직원들을 주요 정리 대상으로 정한 지침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일부 임원이 부하직원에 퇴직을 사실상 강요하고 그에 불응할 경우 대기발령을 내거나 임금에 불이익을 주는 등 강제력을 동원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어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일례로 육아휴직 중인 여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어 (임직원들의) 저항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신원 회장은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현 SK그룹) 창업자의 둘째 아들로 SK그룹 오너 일가의 맏형이다.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기부 활동 등에 주력하던 그는 지난해 초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되면서 동양매직을 사들이고, 패션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해 회사의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LPG 사업을 SK가스에 매각하면서 3102억원을 확보해 렌탈 사업 확대를 하려 한다는 관측을 얻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인건비 감축과 비효율 조직의 정리라는 대외적 목적도 있지만 최신원 회장이 취임 후 1년간 '허니문(밀월)' 기간을 지나 자신감 있게 내부 주요 임직원을 쇄신하자는 의도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