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합법화' 공방…洪이 文을 살렸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2017.04.25.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동성애 합법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코너로 몰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 후보를 구한 셈이 됐다. 토론 후반부에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짐으로써 문 후보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부연할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측면에서다.

지난 25일 JTBC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군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동성애에 반대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문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고, 홍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동성애 행사를 했다"고 재차 물었다.

문 후보는 "광장 사용권리에서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고, 홍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인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문 후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고 본다"며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성 정체성이다.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노무현정부부터 추진했던 게 차별금지법인데 그것으로부터 후퇴한 문재인 후보께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토론 후반부에 홍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동성애에 반대하냐”고 재차 물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토론 초반 단선적인 답변으로 생길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막기 위한 대답이었다.

홍 후보는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하는데 그런데도 찬성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문 후보는 "그런 것 때문에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가 "그게사실상 동성애 합법화"라고 하자 문 후보는 "그 차이를 모르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코너로 몰기 위해 민감한 질문을 다시 던진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문 후보가 충분히 부연 설명할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 됐다.

유감을 표명한 심 후보도 문 후보의 마지막 발언을 들은 뒤에는 한 발 물러섰다. 토론을 마친 뒤 ‘문 후보의 동성애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애매한데 (문 후보가) 마지막에는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지만 차별은 반대한다고 말했다”며 “이후 토론 기회가 있으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