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피 2200에 기관도 항복 "주식 산다"

코스피가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했다. 2200이라는 부담스러운 지수에도 불구하고 유입된 기관 자금이 외국인과 함께 '쌍끌이 장세'를 만들어내며 6년 박스권 상단을 확실하게 열어젖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려면 외국인의 힘만으론 부족하고 반드시 국내 자금의 매수세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해왔다. 2000선만 넘으면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던 기관도 코스피의 맹렬한 상승세에 두 손을 든 이날, 코스피는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사상 최고점(2231.47)를 향해 비상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2926억원, 기관이 86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는 금융투자와 연기금, 사모펀드가 각각 972억원, 744억원, 570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투신은 오후 3시까지 매수 우위였으나 장 마감 동시호가에 730억원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832억원 순매도로 거래를 마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오르면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간 채권만 투자했던 기관도 최근 주식에 관심을 갖는 등 분위기 반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 주 국민연금은 5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개인 및 개인자금을 운용하는 투신은 여전히 매도 우위지만 연기금 보험 공제회들은 이제 '지수가 오르는데 주식 비중이 적었을 때 나타날 리스크'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이 강세장인데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일관되게 강세장을 외쳤던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지수가 2250 또는 2300까지 갈 거라는 전망도 의미가 없다"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주식을 섣불리 팔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돌파했던 2011년과 지금의 상황은 유사하지만 이익은 급증했기 때문에 코스피는 더 갈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코스피200 종목의 영업이익은 85조원, 순이익은 48조원을 기록하며 매우 부진했다. 하지만 2010년 영업이익이 119조원으로 껑충 뛰면서 순이익은 91조원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영업이익 115조원, 순이익 83조원으로 소폭 역성장이 나타났지만 2010년 이익의 퀀텀 점프를 반영해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2016년에는 코스피 200 영업이익이 134조원, 순이익은 95조원을 돌파하며 2012년부터 계속된 부진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즉 올해가 바로 2016년의 이익 상향을 반영해 강세장이 올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전 세계에서 밸류에이션이 가장 싼 주식시장"이라며 "체력은 좋아졌는데 투자심리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조금만 더 풀리면 시장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00선을 돌파한 이날 코스피 이익 개선의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전일대비 5000원(0.23%) 오른 214만원의 역대 최고가를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4.50%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대형주가 주도하는 듯 보였지만 중소형주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0.48% 올랐고 중형주 지수는 0.66%, 소형주 지수는 0.50%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0.40% 오르며 시장 전체가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