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대형 증권사 PBS 시장 새 격전지

최근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시장이 증권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PBS는 헤지펀드(전문투자형사모펀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펀드 운용에 필요한 주식 대차거래나 투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게만 허용된 업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NH투자증권과 삼성, 한국투자, 미래에셋대우, KB 등 대형사 간 PBS 실적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시장점유율 하위업체들의 계약 건수가 늘면서 상위사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날 기준 올 들어 업체별 PBS 펀드 계약 건수를 보면 전체 시장점유율(펀드설정액 기준) 선두를 달리고 있는 NH투자증권이 29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시장점유율 5위권인 KB증권이 23건을 기록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2위인 삼성증권과 4위인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0건을 유치했다. 3위권인 미래에셋대우(17건)가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시장에 뛰어든 신한금융투자(4건)를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PBS 계약을 체결한 펀드와 관련, 주식 대차거래와 컨설팅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낮추거나 펀드 우선 판매는 물론 펀드 결성 시 투자를 미끼로 계약을 유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PBS 부서는 계약을 체결한 펀드에 회사 자금을 투자하는 '시딩투자'가 가능하다"며 "일부 증권사들이 이를 활용해 펀드에 일정 부분 투자를 약속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대형사들의 PBS 시장 경쟁이 치열한 건 헤지펀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주식거래 수익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헤지펀드는 2015년 하반기부터 인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가 대폭 낮아지면서 지난 18일 기준 설정액 규모가 올 들어서만 1조3500억원(20%) 가량 늘어 8조원을 넘어섰다. 헤지펀드 전용 운용사(90개)도 설립이 늘면서 전체 자산운용사(178개)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대형 증권사의 전통적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주식거래 증가 여파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부터 증권업계에 대규모 자본확충이 잇따르며 PBS 시장에 뛰어드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대형사들이 시장지배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당 경쟁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에 비해 투자자 수나 공시 등 규제가 상대적으로 낮아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PBS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