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靑 삼성 금융지주사 전환 압력" vs 삼성 "증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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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최은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7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4.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행정부처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반대했으나 청와대의 압력으로 전환 계획 수립을 위한 보고서가 계속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후에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금융위의 부정적인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6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은 금융위원회 실무자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청와대 보고문건을 다수 공개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2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삼성에 대한 특혜 시비 등이 예상돼 편법적 경영승계 비난을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어렵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달 후인 3월13일에 금융위원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과의 면담을 앞두고 만든 문건에는 "이 부회장이 강한 추진 의지에 따라 금융지주사 전환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만 금융위는 '(편법 승계 등)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전환계획 수립과 진정성 있는 대국민 설득을 위한 노력을 (삼성에) 요구하겠다'며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는 등 과거 부정적인 태도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특검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금융위의 입장 및 관련 진행상황을 BH(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해 이해와 협조를 얻어 진행한 것과 관련 "금융지주회사 인가승인권이 금융위원장에게 있어도 결국 BH의 허락이 없으면 어렵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금융위에서 청와대에 보고를 시작한 이후부터 삼성생명이 자발적으로 전환추진 중단을 결정한 날까지 금융위 관계자 어느 누구도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지시나 요청,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이는 모두 추측이며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 부회장이 강한 추진 의지를 갖고 있다는 기재는 잘못된 것으로 이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들은 바도 없고 원안대로 추진하라 지시한 적도 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를 전후해 금융위의 부정적인 입장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 등을 볼때 금융위의 보고는 청와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지 삼성의 청탁 때문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자 공소유지에 나선 윤석열 검사는 "삼성 그룹의 미래전략실에서 제시한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한사코 안 된다는 금융위가 청와대의 계속된 요구로 재차 두 번, 세 번 계속 보고한 상황"이라며 "행정 부처가 반대하는 일들이 삼성과 청와대와 연계해 벌어졌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지시에도 실무자들이 삼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 특검은 "현금 3조원이 이전되는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이 야당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사회에서도 벌떼처럼 일어날 수 있기에 아무리 대통령이 지시하고 청와대가 관심을 가져도 그에 대한 후폭풍을 감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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