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장면 녹화 안됐다고?" 차량용 블랙박스 피해 주의보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자료=소비자원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양모씨(30대)는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포인트로 블랙박스를 구입했는데 사용중 10차례나 전원 불량이 발생했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 중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블랙박스 전원불량으로 가해 차량을 확인할 수 없었다. 양씨는 자비로 수리를 한 것과 관련해 블랙박스 업체에 구입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최근 자동차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차량용 블랙박스 품질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접수된 차량용 블랙박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96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평균 193건에 달하는 수치다.

피해내용으로는 '제품불량'(573건, 59.3%)과 '구입계약'(354건, 36.6%) 관련 분쟁이 대부분이었다.

'제품불량' 관련 피해구제 신청 573건 중 구체적 피해유형이 확인된 381건을 분석해보니 블랙박스의 핵심기능인 녹화가 안되거나 화질이 불량한 경우가 247건(64.8%)으로 가장 많았다.

전원불량(86건, 22.6%)과 블랙박스 장착에 따른 차량 배터리 방전(40건, 10.5%) 등의 피해도 다수 발생했다.

'구입계약' 관련 피해는 최근 2년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판매상술이나 판매방법에 따른 소비자피해도 상당했다.

최근 5년간 무료장착을 빙자한 악덕상술로 피해를 입은 경우가 215건(22.2%)으로 구입 시 주의가 요구된다.

사례별로 보면 신용카드 포인트로 구입을 권유한 후 대금을 임의로 신용카드로 결제한 상술이 85건(39.5%)으로 가장 많았다. 무료장착 후 선불식통화권을 구입했으나 지급하지 않고 연락을 두절한 경우가 71건(33.0%)으로 집계됐다.

통신요금 납부방법을 신용카드 결제로 변경 시 블랙박스를 무상으로 장착해주겠다고 한 후 대금을 임의로 결제하거나, 블랙박스 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통신비를 대납하겠다고 한 후 연락을 두절한 경우도 각각 18건(8.4%)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차량용 블랙박스 구입 시 '스마트컨슈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성능 비교분석 결과를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무료'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신용카드 번호 및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제공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