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후원받는 해커들, 韓 지적재산 갈취 중"

/사진=패트릭 월시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제공=파이어아이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사이버 스파이 집단이 한국의 지적재산권(IP)을 갈취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출신인 패트릭 월시 파이어아이 부사장(고객교육 담당)은 27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국 사이버 스파이들은 2009년부터 다양한 산업 부문의 IP를 탈취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몽골, 대만 등에 대한 공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월시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무수한 사이버 스파이들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후원하는 국가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을 지목했다.

이 중에서 중국, 러시아 스파이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좋은 외교 관계를 맺어도 중국의 IP 탈취행위는 중단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의 궁극적인 전략 목표는 중국 공산당과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이버 스파이들은 2006년부터 국방 산업 IP 탈취에 집중하다 2009년부터는 IP탈취 영역을 다양한 산업 부문으로 확대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의 IP탈취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 러시아 군사단체, 몽골 정부단체, 일본 민간단체, 대만 뉴스 매체 등에 대한 공격도 진행 중이다.


월시 부사장은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가 결정되면서 중국발 핵티비즘 공격도 있었다"며 "이러한 공격은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과 연계성이 있다는 것이 명확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발 사이버 위협도 여전하다. 그는 "북한은 정치적 안전, 군사 강화, 국가적인 자긍심 고취를 핵심 목표로 한다"며 "여러 국가들을 상대로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북한 입장에서 비교적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사이버 작전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국내 방위산업체와 국방 관련 기관에 대북제재와 관련한 내용을 이용해 악성코드를 유포한데 이어 국방, 한미 동맹과 관련 있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흑산도 사건에 대한 HWP문서가 첨부된 스피어 피싱 이메일을 유포했다.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을 이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지난해 11월 최순실 스캔들과 관련한 내용으로 스피어 피싱을 시도했다. 한국 내 탈북민을 대상으로 북한과 관련한 단체의 리더인 것으로 가장해 이메일을 보냈다.

월시 부사장은 "한국은 지정학적인 긴장관계와 고도 경제성장 때문에 지속적으로 표적화된 공격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공격자들은 금융서비스, 사물인터넷(IoT) 등도 공격 타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이버 스파이가 위험한 이유는 숨어서 매복해 있다가 중요 정보를 탈취하면서 접근 범위를 넓혀간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경제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한국의 IP를 탈취하려는 동기가 늘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보안 환경에 대응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어려운 도전과제"라며 "사이버 보안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사이버 보안과 관련한 법률과 행정명령 등을 개정하고 34개의 신규법안을 입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