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이탈 막아라'…안철수 "TK 소외 안 되는 통합정부 만들겠다"(종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초등학생이 직접 그린 포스터를 들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보수층 이탈을 막기 위해 27일 제주와 TK(대구·경북)를 잇따라 찾았다. "홍준표가 뜨면 문재인이 웃는다"며 '반(反) 문재인' 정서 공략과 함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견제에 주력했다. 또 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정부' 비전을 밝히면서 보수층 표심에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는 27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정부는 국민의당 만의 정부가 아니다"며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패권세력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세력이 참여하는 국민대통합정부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로만 통합 이야기를 하지 않고 대구·경북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는 통합정부를 꼭 만들 것"이라며 "대구·경북 주민의 무너진 자존심을 바로 세워드리겠다"고 말했다. '3당 후보 단일화'와 선을 긋는 대신 당선 후 자유한국당 비박(비박근혜) 세력까지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통해 TK 민심을 반영하겠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28일 집권 후 통합정부에 대한 구성 및 운영 방안과 이를 통한 개혁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경주역에서 안전모를 받아 머리에 쓰는 퍼포먼스를 하며 원전사고와 지진 등 재난·재해로부터 안전을 강화하�募鳴� 다짐했다/사진=홍봉진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홍준표 후보에 대한 견제에도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홍 후보와 격차가 좁혀졌다.

그는 "홍준표 후보는 요즘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고 다닌다"며 "민주당은 요즘 홍 후보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 홍 후보가 뜨면 누가 웃겠냐"며 문 후보와 홍 후보를 묶음으로 비판했다

'반문 정서'를 자극하며 보수층의 표심을 붙들기 위한 수위높은 발언도 쏟아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를 한다고 아래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호통을 치는 후보는 오만하지 않냐"며 지난 25일 토론회 '정책본부장' 논란을 겨냥했다. 또 "아들 취업비리 의혹을 물어보면 '됐다, 그만하라'고 말을 자르는 불통의 태도로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겠냐"며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대구 동성로에 모인 2000여명의 시민들도 이같은 안 후보의 발언에 호응으로 화답했다. 청년층 사이의 인기도 눈에 띄었다. 안 후보가 유세 현장을 등장하고 나갈 때마다 동성로에 모인 인파들은 휴대폰을 들고 안 후보를 찍어 아이돌 인기를 방불케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최근 문 후보가 동성애 찬반 논란으로 설화를 치른 가운데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동성애는 찬성 또는 반대, 허용 또는 불허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 역 방문 전 들른 2·28 기념공원에서는 2·28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만나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이런 게 범람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기본이 안 된 것"이라며 "제가 당선되면 노리스트 국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경주에서는 "다음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경보발령 선진화, 동남권·서남권 광역 방사능 방어센터 설치, 방사능 재난에 대한 범정부적 통합재난 관리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