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재명 홈 성남서 "투대문, 투표하면 대통령 문재인"(종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홈 그라운드' 성남을 찾아 "투대문이다. 투표하면 대통령이 문재인이 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시장이 성남시에서 실시해 큰 호응을 받았던 복지공약들을 전달 받는 퍼포먼스도 벌이며 이 시장 지지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27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꿈꾸던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문재인의 꿈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단에는 이 시장의 부인인 김혜경씨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했다. 주최 추산 5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이날 문 후보는 지난 탄핵 정국에서의 이 시장 공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현역 시장으로 성남시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시장의 지지자들을 포섭하려는 시도다. 그는 "1600만 촛불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재명 시장"이라며 "이 시장이 꿈꾸던 적폐청산과 공정한 대한민국은 문재인의 꿈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시장이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가 먼저 길을 열고 돕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문 후보는 '안보 대통령'을 재차 강조하며 "불에 그을린 보온병 보고 박격포 포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안보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며 "이번 정권교체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것"이라고 자신의 안보관을 강조했다.

피난민 아들로 태어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서민 대통령'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가난하고 힘든 세월을 거쳐 변호사가 됐지만 혼자 잘먹고 잘사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자식 걱정, 노후 걱정 똑같이 하며 5060 세대와 함께 아픔 나누며 살아왔다. 진짜 서민이 누구냐"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다시 이 시장을 언급하며 "누구도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시장이 만든 성남을 보라, 박근혜 정부 반대를 뚫고 청년배당, 성남시의료원, 무상교복 등을 실시했다"며 "정치란 이래야 한다, 국민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가 진짜 정권교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문 후보는 수도권 거주자들의 고민인 출퇴근 문제 해결도 공약했다. 그는 "수도권 광역 급행열차를 대폭 확대하겠다. 분당선 등 출퇴근 이용자가 많은 노선부터 당장 시작하겠다"며 사용 횟수나 이동거리와 무관하게 동일 요금이 적용되는 광역 알뜰 교통카드 도입도 제안했다.

이 시장 부인 김씨도 무대에 올라 "이 시장은 성남시청에 갇혀서 몸이 근질근질 할 것이다. 저에게 빙의해서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을 것"이라며 "촛불광장에서 함께했던 마음가짐으로 문 후보와 함께해달라"고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정책을 전달받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 후보는 이 시장이 성남시에서 실시해 호평을 받은 복지공약들을 전달받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문 후보는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 △무상교복 △아동수당 이라고 적힌 피켓을 건네받았다. 또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전달받은 검정 가방을 등에 맨 뒤 양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날 문 후보는 유세차에 오르기 전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문 후보를 패러디한 '문재수'로 열연중인 배우 김민교씨를 만나 "국민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유세장에는 판교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문제를 두고 이 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어 문 후보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문 후보의 연설 내내 '이재명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야을 방해하거나 문 후보의 연설 중에도 "이재명은 사퇴하라"고 소리쳐 시민들로부터 항의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