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구성권 사실상 국회로… 안철수, 개혁공동정부 승부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대통합과 협치에 관한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2017.4.28/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승부수를 던졌다. 안철수 후보는 28일 집권시 대통령과 청와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 추천을 통해 임명한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에게 국정 운영을 주도하게 하고 국회와 정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국가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집권초 개혁과제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를통해 기득권 양당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국민의당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없다"며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합리적 개혁세력과 힘을 합쳐 이 나라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정부와 국회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대개혁위원회를 설치, 국과적 과제를 논의하며 국회 대표와의 회의를 상설화하게다는 것도 국회가 국정운영에 깊숙히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가 이날 개혁공동정부 구성방안을 밝힌 것은 선거가 11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의석수 40석의 군소정당임에도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수권비전을 제시해 안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에 의문을 갖는 보수층에 어필한다는 복안이 깔렸다.

현실적인 필요성도 담겼다. 대통령의 권한을 주장하며 총리나 장관 인사청문회 등 내각 구성에 집권초 귀중한 시간을 보내느니 국회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자신은 안보위기나 경제위기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개혁 공동정부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같은 내각 구성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2석을 가진 제왕적 대통령이었지만 개혁과제 하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무능의 상징이 됐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부패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박근혜 정부와의 단절 역시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겨 비서진과 언제든 소통하겠다고 했다.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정농단에 대해 특검을 도입해 낱낱히 밝히겠다는 의지도 재차 선언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된다.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으로부터 '적폐연대'라고 비판받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안 후보는 "탄핵반대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은 미래로 가는 정부를 가질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개혁공동정부의 시대를 저 안철수가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