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절벽' 앞둔 조선 빅3, 실적 약진에도 '노심초사'

현대중공업 (119,300원 ▼100 -0.08%)과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등 조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약진했다.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절벽'이 곧 '매출절벽'으로 반영돼 앞으로 영업이익 역시 곤두박질 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1분기 실적 개선이 '태풍의 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187억원, 275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90.3%, 351%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의 영업이익은 2918억원으로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년간 인력감축 약 3000명, 자산매각 약 1700억, 유상증자 1조1400억원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해 희망퇴직과 자연감소를 포함한 인력감축은 약 2000명이었으며 유상증자와 자산매각도 지난해 진행됐다.

3사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추진한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이미 이번 분기를 포함해 5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조선을 포함한 전 사업영역의 실적이 약진했다. 조선부문 영업이익은 1271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51% 급증했다. 지난 1일 분사된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로봇 등 사업부문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세 부문의 영업이익 규모는 1076억원이었다. 현대오일뱅크 등 기타 계열사도 판매량 감소 및 정제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약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규모 지원금이 재차 투입될 대우조선은 17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구조조정 효과에 더해 해양플랜트 손실 대부분이 지난해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인도가 임박한 해양플랜트의 경우 체인지오더(계약금 인상)를 확보해 흑자 달성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상선 분야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인도도 흑자전환의 발판이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이익 약진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수주절벽'이 올해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돼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뿐 아니라 조선업계 전체에 '매출 절벽'이 예견되고 있어서다. 선박 수주 계약 후 인도까지의 2~3년간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조선업종 특성상 2010~2015년 평균 연간 수주액의 16% 수준으로 급락한 '빅3'의 지난해 수주액은 올해부터 '매출절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실적에도 이 같은 '매출절벽'의 전조현상이 보인다. 1분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액은 영업이익 약진에도 불구하고 각기 1.9%, 3.7%, 20.1%씩 감소했다.

시장도 '매출 절벽'을 예견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합산 매출액(와이즈에프엔·현대중공업은 분할 전 기준)은 지난해 약 49조7000억원에서 올해 42조8000억원, 내년 41조50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매출 전망을 넘어 기업의 영속 가능성에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더 이상 쓸 만한 구조조정 카드가 남아있지 않은 업계가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일제히 조선 3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올해 조선 '빅3'의 합산 신규수주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약 173억달러다. 하지만, 지난해 실제 수주금액은 목표치의 41% 수준인 약 71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업계의 글로벌 발주 시장 전망이 크게 어긋난 것이다. 업계 시황 전망의 의미가 사라질 만큼 글로벌 발주 시장이 악화돼 올해 전망 역시 들어맞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조선사 관계자는 "올해 신규수주를 최대한 늘려 매출 감소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 외에 없다"며 "1~4월 수주가 지난해 보다는 양호해 일단 올해 전체 수주 전망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