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文 "김대중 정신 잇겠다"…安 향해 '적폐연대' 비판(종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호남을 찾아 "김대중 정신을 잇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최근 내놓은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두고 '적폐연대'라고 비판하며 안 후보의 득표력을 견제했다.

문 후보는 '황금연휴' 첫 날인 이날 오후 전북 익산, 전남 순천, 광주, 전남 목포를 연달아 찾으며 '강행군'을 소화했다. 방문지마다 문 후보는 "호남에 아픔을 드리지 않겠다"며 지역 민심을 달래는 데 집중했다.


문 후보는 "지난번엔 제가 부족해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실패했지만 이번엔 절박하다"며 "대통령이 되면 호남 차별, 인사 편중이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문 후보는 호남의 상징인 '김대중 정신'의 뒤를 잇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 빨갱이 소리를 들었지만 이겨내 햇볕정책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해냈다"며 "저 문재인은 햇볕정책을 더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 손으로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다른 손으로 색깔론으로 보수표 받으려는 후보가 있다"며 "이런 후보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안 후보를 공격했다.


이어 "(안 후보 측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하고 권력 나누고 그쪽에 총리, 장관 주는 게 통합인가"라며 "이는 오로지 선거에만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의 집중유세에 참여한 지지자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환호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한편 이날 문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적잖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벌인 유세에는 약 2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하기도 했다.

몰려드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문 후보는 유세차 무대에 오르내리고 이동하는데만 10분여의 시간이 걸렸다. 압도적인 지지를 인식한 듯 연설을 할 때마다 문 후보의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문 후보를 돕는 인사들과 민주당 의원들도 대거 유세에 참석했다. 광주에선 추미애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 박영선, 조응천, 김부겸, 박주민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첫 유세지였던 전북 익산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무대에 올라 힘을 보탰다.

문 후보는 지역에 따른 공약,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전북 익산에서 그는 △김영란법 적용 시 농수축산물 금액 기준 인상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산업단지 조성 등을 약속했다. 전남 순천에선 △순천·여수 '생태-해양관광' 거점 육성 △전남 남부해안지역 '호국-관광벨트' 육성 등을 공약했다.

특히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신항이 있는 전남 목포에선 유세연설 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했다. 이어진 연설 말미에 문 후보는 "이 땅에 봄이 있는 한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30일 충남 공주(12:30), 대전(15:00)을 거쳐 서울 신촌(18:00) 유세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