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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이재용의 '꽃자리'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7.05.01 03:27|조회 : 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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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산다는 게 감옥살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징역살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진짜로 감옥살이를 해본 사람은 이런 철없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지금 많은 사람이 5월의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겠지만 징역살이에서 제일 힘들 때가 주말이고, 특히 이번과 같은 긴 연휴다. 면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들은 물론 변호사 접견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하루 30~40분 정도 주어지는 운동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없다. 그러다 보니 하루종일 좁은 방에 갇혀 있어야 한다. 방에서만 며칠 지내고 나면 평일이 돼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거나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가는 일이 마치 소풍 가는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육신의 구속과 속박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감옥살이는 어둡고 긴 터널 안에 갇혀있는 것이다.

감옥살이에서 좋은 점은 잠자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름철과 겨울철에 따라 취침·기상시간이 다르지만 하루 9~10시간 주어진다. 문제는 잠잘 때도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조명을 켜둔다는 것이다. 재소자들은 24시간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다. 이게 사람에 따라서는 적응이 쉽지 않다.

감옥에서는 따뜻한 물로 사워는 가능하지만 뜨거운 물이 가득 찬 욕탕에 들어가 몸을 담그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건 아무리 ‘범털’이라도 불가능하다. 여름에는 샤워만 해도 괜찮은 데 추운 겨울이면 온탕 생각이 절로 난다. 징역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면 나중에 백이면 백 사우나를 즐겨 찾는다.

감옥살이를 하다 보면 인간은 영혼과 이성의 소유자가 아니라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이라는 주장에 더 공감한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감옥살이가 아무래도 길어질 모양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에 1심 판결은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아직 증인신문조차 시작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도 지키기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다. 당초 예상한 5월말 1심 선고는 물 건너가고 6개월의 구속기간을 다 채우는 8월 말쯤이나 선고가 예상된다.

상황의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신이 무오류인 것처럼 판사는 늘 무죄”라고 말하는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법이라는 높고 단단한 벽 또는 시스템 앞에서 한 개인의 설 자리는 이번에도 없어 보인다. 그가 설령 대한민국 제1기업의 총수라도 말이다.

그나마 이재용 부회장이나 삼성 입장에서 위안을 삼자면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특검의 주장만 알려져왔는데 공판을 통해 변호인단의 반론도 공평하게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유독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만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특검의 경영권 승계라는 프레임도 어쩌면 가공의 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조금씩이나마 확산하고 있다. 그 결과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혐의는 입증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현재로서는 8월 말까지, 최소 총 6개월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감옥살이에서 제일 힘든 여름 한 철도 견뎌내야 한다. 물론 징역살이가 1년, 2년으로 길어지는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에게 징역살이는 지금은 가시방석이겠지만 나중에는 분명 ‘꽃자리’가 될 것이다. 지금의 불편함이 그를 깨어 있게 만들 것이며, 지금의 고통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인간으로의 오름길을 따라가는 데 고통만큼 위대한 길잡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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