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공략' 문재인 "양강구도 무너졌다…그려! 문재인으로 혀~"(종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충남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 후문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두 팔 벌려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양강 구도가 무너졌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충청권 집중유세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같이 선언했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에서 '독주 체제'를 선언한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중원싸움'의 승리로 후순위 주자들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안희정 충남지사는 저에게도 '우리 희정이'다. 제가 먼저 길을 열어 두겠다"고 안 지사 지지층에도 확실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30일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 후문과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거리를 찾았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문 후보가 충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대전을 찾은 그는 20일 충북, 24일 충남을 방문하고 이날 또 충남 공주와 대전을 연이어 들렀다. 유권자 대다수가 '중도' 분류되는 전략지역인 만큼 표심을 확보, 경쟁에서 확실한 승리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대전시민, 충남도민이 화끈하게 지지하면 정권교체가 틀림없다"며 "문재인이여! 그려 문재인으로 혀!"라고 충청도 사투리를 흉내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때이른 더위에도 아랑곳않고 거리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며 화답했다.

문 후보는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남도민 여러분에게나 저에게나 안 지사는 '우리 희정이'라며 "안 지사의 경선 공약이었던 '제2국무회의'를 제 공약으로 끌어안았다"고 안 지사와의 화합을 과시했다.

'제2국무회의'는 안 지사가 지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으로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함께하는 국무회의를 신설한다는 안이다. 문 후보는 이를 '자치분권국무회의' 신설로 자신의 대선 최종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 외에도 △대전 실리콘밸리 육성 △국가균형발전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재개 △논산, 계룡, 대전, 청주공항 구간 복선전철화 △충정권 광역철도망 2단계 사업 조기 추진 등 지역발전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자신을 향한 '안보공세'에도 강하게 대응했다. 그는 "선거철이 되니 또 색깔론, 종북몰이가 시끄럽다. 지긋지긋하지 않느냐"며 "이제 국민들도 속지 않는다 이놈들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대전 유세였다. 문 후보는 대전 시내 중심가인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유세를 펼쳤다. 이번 유세기간 두 번째 방문이다. 문 후보는 지난 17일 공식선거운동 첫날에도 이곳에서 유세전을 펼친 바 있다.

이날 유세에는 첫날에 비해 10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면서 거세게 불어오는 '문풍'을 재확인했다. 첫 유세에는 800여명의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이날은 1만5000여명의 지지자들이 거리를 꽉 메웠다. 딱 2주만에 미풍이 태풍이 됐다.

지지자들은 주 도로는 물론, 유세차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이면도로까지 꽉 채웠다. 주변 상점까지 시민들이 밀려 들어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특히 아이를 품에 안은 젊은 부모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연신 아이들에게 "덥고 시끄러워도 조금만 참자"고 달래며 유세장을 지켰다.

이날 대전 유세에서는 시민들이 준비한 선물을 문 후보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열렸다. 문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케이크와, 지난 촛불정국에서 시위에 나섰던 대전 시민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첩을 전달받았다.

또 대전을 거점으로 한 야구팀 한화이글스의 전설적인 선수인 송진우 전 코치가 무대에 올라 문 후보에게 '문재인 1번'이 새겨진 주황색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전달하기도 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문 후보는 지난 부산 유세에서는 '롯데 자이언트' 유니폼을, 광주 유세에서는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전달받은 바 있다.


문 후보는 몰려든 지지자들의 모습에 흥이 난 모습이었다. 대전에서는 더운 날씨에 이례적으로 겉옷을 벗어던지고 연설에 나섰다. 그는 "압도적인 승리 비법이 있다. 여기 오신 어르신들이 자녀들을 설득해주시면 된다"며 "'이번에는 엄마아빠 말 들어!'이렇게 해주시면 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로 상경, 신촌 젊음의 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