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정부 반대 공직자 4000명 숙청…위키피디아 차단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국민투표 승리가 발표된 뒤 부인과 함께 이스탄불 정의개발당 당사 밖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한뒤 떠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중심제를 제왕적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승리함으로써 `21세기 술탄’에 등극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재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반대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 로이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은 이날 국가비상사태에 따른 새로운 명령을 통해 3974명의 공직자를 해임했다.

사법부와 군 인사가 각각 1000명,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학자 500명, 공군 파일럿 100명 등이다. 이들은 "테러리스트 조직 및 구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구에 가담한 죄"로 해직됐다.

터키정부는 지난 26일에도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 가담자로 의심되는 1120명을 구금하고 경찰 9103명을 직위 해제 한 바 있다.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은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세력을 말한다. 귈렌은 지난해 7월에 일어난 쿠데타의 배후로 꼽히고 있다. 귈렌 본인은 쿠데타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지난해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터키에서 보직이 정지되거나 해임된 사람은 약 12만명, 구금된 사람은 약 4만7000명에 달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또 세계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 사이트인 위키피디아의 접속을 금지시켰다. 위키피디아가 자국 내 테러단체와 협력하며 테러를 조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키피디아는 지난 16일 터키 국민투표에서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개헌안이 통과된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기했다가 삭제한 바 있다.

한편 국제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터키는 지난해 언론인 81명을 구금시켜 가장 많은 언론인을 구금한 나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