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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재 교수, “경제 역동성 깨울 지도자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 조철영 기자
  • 2017.05.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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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 과제, 4차산업 발판 삼아 위기를 기회로

[인물포커스]강명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강명재 교수, “경제 역동성 깨울 지도자 필요”
“주위를 둘러보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모험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학생들은 학교 선생이나 공무원을 최고의 직업으로 꼽는다. 대기업은 현금이 남아돌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대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국내 인수•합병(M&A) 1호 경영학 박사이자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강명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의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동성’이라고 강조한 강 교수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경제에 ‘역동성’이 사라져 버렸다.”고 진단했다. 대한민국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 교수만의 경제 비책을 더리더가 들어봤다.

자금의 동맥 경화를 뚫기 위해선 ‘혈관 성형술’(이익 공유제)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주변에 중소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라. 거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돈이 없어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돈이 정말 없는 걸까. 아니다. 돈의 흐름이 막혀 있을 뿐이다. 3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760조에 이른다. 당장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만 240조다. 반면에 중소벤처기업들은 현금이 없어서 난리다. 돈을 빌리기도, 투자받기도 어렵다. 한 쪽은 돈이 남아돌아 쌓아놓고 있고 다른 한 쪽은 돈이 없어서 죽을 지경이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에 양극화 현상이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보도된 여론조사(2017.4.6. YTN•매일경제 기사 등)에 의해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CEO 10명 중 9명(89.3%)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선 대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1차 밴더)의 이익이 대기업으로 강제 이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해 이익률을 높이더라도 납품처인 대기업에서 납품단가를 다시 낮추는 방식 등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추가 이익을 자신들의 이익으로 가져간다. 이러한 사실은 내가 삼성전자에 컴퓨터와 노트북 완제품을 납품하던 1차 밴더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반면에 대기업들은 추가 이익이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그 이익을 중소벤처기업(1차 벤더)과 나누지 않는다. ‘갑을 관계’가 철저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익을 나누기는커녕 대기업이 어려워지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1차 벤더에게 이전시킨다. 추가적인 이익이나 추가적인 부담이 한 쪽 방향으로만 강제 이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에 ‘이익 공유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예컨대 올 해 1분기 삼성전자의 경우 9조 9천억 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19.8%)을 냈다. 이는 삼성전자의 1분기 역대 최고 성적이며 영업이익률은 분기별 사상 최고치다. SK하이닉스의 경우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5천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작년 동기(5천 618억 원) 대비 4배를 뛰어 넘는 실적이다.

이러한 대기업의 실적은 사실 수많은 거래처인 중소벤처기업과의 합작품이다. 따라서 대기업은 일정 범위 내에서 중소벤처기업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이익 공유제’를 통해서만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에 진정한 상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이익공유제 개념은 잘못 시행될 경우 자본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살 여지가 있으므로 먼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 뒤 정밀한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한 예로 대기업들은 전년도 대비 증가한 이익분에 한해서 일정 범위(50% 이내)내에서 1차 벤더의 이듬해 납품가를 인상해줌으로써 이익을 공유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익 공유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네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의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중소벤처기업의 이익을 혁신적으로 향상시켜줌으로써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강소기업은 우리 경제에 허리에 해당한다. 강소기업이 많아져야만 대한민국 경제가 그만큼 튼실해질 수 있다. 참고로 유럽에서 유독 독일 만이 수출에서 강세를 보이는 등 견고한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전 세계 2,700여 개 ‘히든 챔피언(강소기업)’들 중에서 독일이 절반에 가까운 1,300여 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구조적 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 2016년 기준 전체 실업자 수 중에서 청년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40%에 달한다. 그런데 이러한 청년 실업률의 진짜 문제는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의 대우가 구인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 취업을 포기한다는데 있다. 구조적 실업인 것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 대비 약 62.9% 수준이며, 특히 성과급이나 상여금 같은 특별 급여는 대기업 대비 28.9%에 불과하니까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중소벤처기업으로 취업을 회피하는 것이다.

넷째, 대기업에 쌓여있는 현금이 사다리처럼 아래로 순차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내수 시장이 살아날 수가 있다.”
▲강명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강명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을 사고파는 상설 시장(상생 A&D거래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대기업은 축적된 경험과 자본이 있는 반면에 큰 덩치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및 라이프 사이클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 대기업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중소벤처기업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 및 기술과의 결합이다.

대기업은 중소벤처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인수한 뒤 후속 공정(커스터 마이징 등)을 거친 뒤 판매를 맡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A&D(인수와 개발)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사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 대기업들은 “지금껏 들어간 돈이 얼마고 현재 수익도 나지 않으므로 지금 우리가 그 기술을 사주지 않으면 망할 테니까 들어간 돈 정도를 받거나 아니면 약간의 프리미엄 정도를 얹혀서 넘기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법은 중소벤처기업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대기업에게도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끔 만든다(예 : 퀄컴사 CDMA, 구글 안드로이드).

선진국의 경우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인수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미래가치다. 대기업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과 중소벤처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합쳐졌을 때 만들어지는 미래 시장의 가치를 추정한 뒤, 이 가치를 현재 시점 가격으로 디스카운트하여 가격을 제시한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있는가

“다음 카카오가 ‘김기사’라는 내비게이션 앱을 만든 벤처기업 록앤올을 626억 원에 인수한 경우다. 많은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고 했다. 록앤올 입장에선 대박을 맞았지만 다음카카오 입장에선 쓸데없는데 엄청난 돈을 날렸다고 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수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톡과 ‘김기사’가 만나자 단번에 카카오택시 돌풍이 일어났다. 뿐만 아니다.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들 입장에선 너무나 편해지고 안전해졌다. 이것이 M&A의 긍정적 효과다.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우 자금의 입구(투자를 받거나 자금을 차입하는 것) 못지않게 출구(EXIT)가 몹시 중요하다. 출구는 곧 자금의 회수를 뜻한다. 고위험을 감수하는 벤처의 특성상 출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면 중소벤처기업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거의 유일한 길은 기업공개(IPO)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벤처기업이 IPO를 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쉽지 않다. A&D(M&A의 한 부문)가 중소벤처기업의 출구 역할을 하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줘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80% 이상이 M&A가 출구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면 2014년 기준으로 벤처캐피털이 M&A를 통해서 자금을 회수한 비율이 2.1%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자금의 동맥경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기술을 개발하면 이것을 대기업에서 인수하여 후속 공정을 한 뒤 판매를 책임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가들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고, 이렇게 회수된 자금은 다시 새로운 창업의 원동력이 된다. 선순환 되는 것이다.”
강명재 교수, “경제 역동성 깨울 지도자 필요”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자금 지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각종 정책자금이나 모태펀드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들은 중소벤처기업의 생명줄을 잠시 연장시키는 산소마스크 역할을 할 뿐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정부 주도로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대기업들을 통해 벤처기업들을 지원하도록 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제도는 민간의 자율성을 빼앗고 오히려 역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서 이제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4차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민간 기업이어야 하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IMF 직후 부도난 기업들을 구조조정하고 회생시키기 위해서 정부 주도하에 공적자금을 조성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통한 구조조정 결과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결론이 났다.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의 벌처 펀드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 제도를 만들었다. 요지는 민간자금을 활용한 구조조정 펀드였는데 결론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소벤처기업을 살리는데 있어서도 정부 주도형 공적자금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민간자금이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강명재 교수, “경제 역동성 깨울 지도자 필요”
역동성을 꺾는 모든 규제들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김대중 대통령은 1982년 청주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당시 그는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란 책을 접하게 된다. 그 때부터 그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은 ‘지식정보 강국’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을 했던 시기는 대한민국이 외환위기로 부도가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근대사에 역동성이 활발했던 시기가 바로 그 시기였다. 공부 잘하고 머리 좋은 학생들이 앞 다투어 하꼬방 같은 곳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라면을 끓여 먹어가며 월급 한 푼 받아가지 못했지만 가슴 속엔 다들 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벤처기업을 만들어 코스닥에 상장시켜 벤처 부자가 되는 것을 꿈꿨다.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은행이나 부동산이 아닌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이렇게 벤처 붐은 일어났고, 대한민국 코스닥 시장이 급속도록 성장했다. 김대중 대통령 퇴임 무렵 2700만 명의 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IT강국이 되었다. 산업혁명은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고 그 흐름은 미국과 독일, 일본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바야흐로 대한민국인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제일 먼저 한 것이 정보통신부를 폐지하는 거였다. IT 대신에 다시 삽을 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클린 코스닥’이란 명분(잠재적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수 없이 많은 코스닥 기업을 상장 폐지시켰다.

대기업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명박 대통령의 눈에는 매출액이 수십억 원 밖에 안 되고, 손실까지 나는 벤처기업들이 정상적인 기업으로 보일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벤처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성공을 거둘 때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 매출은 없고 투자는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벤처기업의 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코스닥 기업은 기업 하나에 최소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주주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령 한 해 100개 기업이 상장 폐지되면 최소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 가지고 있던 주식들이 모두 휴지 조각이 된다.

‘클린 코스닥’이란 명분하에 인위적으로 진행되었던 상장폐지는 유능한 인재들이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만들어 코스닥에 상장시켜 벤처 부자가 되려는 의욕을 꺾어 버렸다. 또 시중에 있는 민간 자금들이 벤처기업이나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었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 것이다. 흔히 벤처기업이나 코스닥 기업하면 버블을 많이 얘기하는데, 사실 버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거품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 안에 역동성이 살아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네이버나 다음도 ‘버블 닷컴’속에서 꽃을 피운 기업이 아닌가. 근대화 이후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이겼던 분야가 IT였다. ‘지식정보 강국’의 맥은 이제 ‘4차 산업’으로 연결되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Jump-up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차기 정부의 지도자는 4차 산업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4차 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네비게이션’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만 한다.”

강명재 교수
기업구조조정부문 대한민국 M&A 1호 박사
한세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2003-2011)
YTN “강소기업이 힘이다” 진행 및 자문위원
KBS 1TV “황금의 펜타곤” 심사위원
이데일리TV “희망의 엔진 크라우드펀딩” 진행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現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 경제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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