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보인 T커머스...홈쇼핑 돌풍 재연할까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TV홈쇼핑처럼 보이지만 방송 화면 크기가 작은 채널을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가 TV리모컨으로 화면 속 상품에 대한 정보 검색부터 구매 및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양방향 TV홈쇼핑'인 T커머스 채널이다. T커머스는 화면 크기, 생방송 금지 등 규제로 주요 판매 채널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수년새 급성장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T커머스 업계 1위인 K쇼핑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3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85.5% 증가했다.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겸영하고 있는 GS홈쇼핑도 올해 1분기 T커머스 취급액이 2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99억원에서 162% 늘어났다. CJ오쇼핑도 T커머스 부문(모바일 통한 T커머스 주문 포함) 1분기 취급액이 4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68억원에서 178% 급증했다.


T커머스의 고속 성장은 K쇼핑이 처음 방송을 시작한 2012년 8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3년 230억원이었던 T커머스 시장규모(취급액 기준)는 2014년 790억원, 2015년에 2500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T커머스 시장은 총 10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TV홈쇼핑 없이 T커머스만 운영하는 업체는 K쇼핑을 운영하는 KTH를 비롯, 신세계TV, 쇼핑&T, SK브로드밴드, W쇼핑 등 5개다. 2015년부터 기존 TV홈쇼핑업체 5개사(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동력이 되고 있다.

업계 1위인 KTH는 올해 T커머스 부문에서 업계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신세계TV는 업계 최초로 IPTV인 올레TV에서 한 자리 수 채널인 2번을 확보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T커머스 사업자들은 TV홈쇼핑처럼 고가의 채널사용료(송출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채널 번호가 모두 20번대 밖에 있었다.

T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영상을 고객과의 접점으로 하는 TV홈쇼핑의 강점에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제품 외에도 녹화영상을 본 뒤 원하는 제품 구매가 가능한 '양방향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성장으로 고객들이 더 유입되고 기술이 발전할 경우 고객 맞춤형 쇼핑이 가능한 양방적 쇼핑 기능은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생방송을 하지 못하는 T커머스의 한계로 기존 TV홈쇼핑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한 TV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생방송을 통해 고객의 반응과 호흡하는 또다른 형태의 양방향성은 T커머스가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 규모도 TV 홈쇼핑이 지난해 기준 16조원 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T커머스는 올해 1조원을 처음 넘어서는 등 차이가 크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양방향적인 측면도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의 간편함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병권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은 "T커머스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비교해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모바일 쇼핑과 생방송 중심의 기존 TV홈쇼핑의 중간지대 쯤에 있다"면서 "이는 장점이가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지만 최근의 성장세로 볼 때 틈새시장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