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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퇴자에 불티나게 팔린 즉시연금, 연금 과소지급 논란

가입시 약속한 최저보증이율보다 연금보험금 덜 줘..삼성생명 '공시이율 1년확정' 계약 가장 큰 논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입력 : 2017.05.11 04:35|조회 : 14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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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단독은퇴자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즉시연금이 보험금 과소지급 논란에 휩싸였다. 즉시연금은 한번에 목돈을 넣은 뒤 매달 월급처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은 보장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최저보증이율보다 적은 금액의 연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는 연금과 고객 사망시나 만기시 돌려줄 원금 재원을 합해 최저이율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보험금 과소지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단독]은퇴자에 불티나게 팔린 즉시연금, 연금 과소지급 논란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가 최근 즉시연금의 연금 지급액을 최저보증이율 이하로 지급해 계약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즉시연금은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로 팔려 나갔다. 은행원들은 상품설명서를 보여주면서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은 보장한다"며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한 연금액을 제시했다.

문제는 즉시연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상속형'이다. 상속형은 계약자가 사망하거나 10년 혹은 20년 후 만기가 도래하면 애초에 맡긴 원금을 상속금으로 100% 돌려주고 연금(생활연금)은 원금을 굴려 나오는 수익으로 매달 지급한다. 연금액을 결정하는 수익률은 보험사가 매달 공시이율로 공개한다.

계약자들은 공시이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만큼은 연금을 보장받을 것으로 알고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금리가 하락하며 공시이율이 내려가자 일부 보험사들이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설명서에 제시한 최저 생활연금보다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했다. 유독 상속형 즉시연금에서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자산운용 수익금으로 연금은 물론 원금 일부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속형 즉시연금에 가입하면 통상 약 6~8%의 사업비(수수료)를 떼게 된다. 계약자가 1억원을 맡기면 수수료 6%(600만원)를 제외하고 9400만원을 가지고 운용해 매달 생활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보험사는 9400만원을 굴려 나온 투자수익금 대부분은 생활연금으로 지급하고 일부는 상속금(1억원)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재원(600만원)으로 떼둔다.

문제는 즉시연금이 불티나게 팔린 2012년 4%대였던 공시이율이 최근 2%대 중반으로 급락해 원금 마련에 '빨간불'이 켜지며 생겼다. 2012년 당시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해 수익금에서 원금 재원을 덜 떼다 최근 금리가 하락하자 더 높은 비중으로 원금 재원을 떼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9400만원을 굴려 나오는 이자가 과거 대비 반토막 난 상태에서 원금 재원을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더 많이 떼다 보니 매달 지급하는 연금액이 최저보증이율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생활연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을 '1년 확정형'으로 판매한 A생명사가 가장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A생명사는 생활연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을 가입 시점 첫 달 공시이율로 1년간 유지해주는 상품을 주로 팔았다. 가입 후 1년간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다른 생보사들은 즉시연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을 가입 이후 매달 조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원이 상품을 판매할 때 제시한 최저보증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해 계약자들의 민원 소지가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사업방법서를 보면 원금 마련을 위해 떼는 재원(600만원)과 다달이 지급하는 생활연금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최저보증한다고 기재돼 있고 이 기준으로는 최저보증이율을 맞춘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일부 보험사는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에게만 추가로 연금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즉시연금은 2012년까지 비과세 한도가 없었던데다 '2%대 최저보증이율' 마케팅으로 수십만건 이상 팔려나가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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