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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재 위 아슬아슬 노동군상…'사드역풍'中미술계도 인정

中 쓰촨미술학원 '내일의 작가상' 유화수 작가…버려진 파이프·철근으로 작품 '워킹 홀리데이'꾸며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5.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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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수 작가는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미술학원에서 열린 '내일의 현대조각상'전에서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전체 수상자 5인 가운데 외국인으로는 유일하다. /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유화수 작가는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미술학원에서 열린 '내일의 현대조각상'전에서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전체 수상자 5인 가운데 외국인으로는 유일하다. /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빗자루로 거리를 쓸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식당에서 그릇을 닦거나 건설현장에서 자재를 나르는 노동자들이 긴 형광등 위에 줄지어 서 있다. 해고를 당해 시위하는 이들의 모습도 스친다.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 고된 노동에 찌든 삶의 단내를 품은 채 환하게 빛나고 있는 형광등은 어쩐지 모순되게 보인다.

유화수(38) 작가의 연작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 속 군상들이 중국인들의 마음에도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최근 중국의 4대 미술대학으로 꼽히는 쓰촨미술학원 미술관에서 열린 '내일의 현대조각상'전에서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는 45세 이하 현대조각가 294명이 700여 점을 출품했다. 수상자 5명 가운데 외국인은 유 작가가 유일하다.

2012년부터 '노동'을 주제로 작업해 온 그는 버려진 파이프와 철근 등 건축 폐기물 등을 이용해 작업한다. 유 작가는 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본업이 아닌 부업(side job)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명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는 30세 이하 청년들에게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외교부의 프로그램명에서 따왔다. 그는 "외국에서 일을 하며 쉴 수도 있는, 언뜻 낭만적으로 들리는 단어지만 외국인 노동자로 파견된 실상을 보면 인재 육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이들은 그저 농장 일이나 접시닦이 혹은 건설현장의 인력으로서만 활용된다"고 꼬집었다.

한 관람객이 쓰촨미술학원 전시장에서 유화수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한 관람객이 쓰촨미술학원 전시장에서 유화수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산업현장의 폐자재를 이용해 겉면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만들어 낸 작품이에요. 얄팍하게 겉만 포장한 곳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거죠."

뒤틀린 노동의 단면 속에는 사실 작가 자신의 모습도 담겨있다. 그 역시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인테리어 현장 노동자와 시간 강사 등을 전전해왔다. "일자리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수많은 단체들, 여러가지 일을 병행하며 살 수 밖에 없는 개인에 대한 작업인 셈이죠."

당초 그는 수상은커녕 참여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드 배치 문제로 각종 미술 교류전이 취소되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갤러리마저 문을 닫는 상황에서 젊은 작가인 그의 수상은 '이변'으로 꼽힌다.

유 작가는 "최근 중국 내에서 한국 관련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보이콧 소식을 누누이 들은 터라 작품을 출품하면서도 상을 받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로 참여한 서준호 스페이스오뉴월 대표는 "3월 말에 쓰촨미술학원에서 특강 초청을 받았는데 출발 전날 취소가 됐다. 전시 포스터에도 한국 참가 소식이 빠져 있던 상황"이라며 "그나마 현지 교수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작가들이 추천받아 참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한국 작가가 수상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쓰촨미술학원은 중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뤄중리(羅中立)가 지난해까지 학장으로 재직하며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작가 장 샤오강(張曉剛), 궈웨이(郭伟) 등을 배출한 곳이다. 전 세계 미술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의 수상이 한중 양국의 젊은 미술가들이 새롭게 교류하는 계기가 될 지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충칭시의 국제 레지던시인 '오르간 하우스'에 초청받아 관련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화수 작가의 '워킹 홀리데이'/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유화수 작가의 '워킹 홀리데이'/사진제공=스페이스오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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