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표에 500만원' 투표는 축제…로또·호텔·공연 '공짜'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 인증을 하면 무료로 객실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부산 해운대구 '호텔109' 전경. /사진제공=호텔109

민주주의 꽃 투표는 축제가 됐다. 제19대 대통령선거 유권자들은 '로또대박'부터 무료 '호텔 숙박' 등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순한 정치·사회참여를 넘어 젊은이들에게 투표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놀이가 된 투표…투표로또에 23만명 몰려 '축제'

'투표놀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선 본투표 하루 전날인 지난 8일 오후 투표 인증사진(인증샷)을 남기면 최대 500만원을 추첨해 상금으로 제공하는 '국민투표로또'(voteforkorea.org) 사이트는 응모자로 붐볐다.


본투표에 앞서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에 참여한 전체 1107만2310명(유권자 4247만9710명의 26.06%) 중 23만여 명(2%)의 유권자가 로또에 응모했다. 사전투표 기간에는 응모자가 몰리면서 사이트가 멈추기도 했다.

투표 인증샷으로 호텔 무료숙박의 기회를 차지할 수도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호텔109'는 본투표 당일(9일) 오전 10시9분 인증샷을 대표 휴대전화번호로 보내면 선착순으로 51개 객실을 무료 제공한다.

이 호텔은 지난해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가결일 당시에도 같은 이벤트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호텔 대표는 "수입을 내려놓고 국민들에게 축제가 되도록 작은 실천을 한 번 더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투표를 독려하며 선거를 즐겼다. 한 누리꾼(obm***)은 "사전투표하면 꼭 로또 참여 하세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ddo***)은 "(투표하고) 호텔에 꼭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투표 인증샷이 관심을 끌면서 이번 선거법에서부터 관련 규정이 완화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부터 손가락으로 지지후보의 기호를 표시하거나 포스터 등과 함께 촬영해도 된다.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에서 관련 게시글은 수십만 개에 달한다.

왼쪽부터 제19대 대통령선거 인증사진을 응모하면 최대 500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국민투표로또', 본투표일인 9일 오후 열리는 투표 독려 힙합콘서트 'Vote for yourself, 롯데시네마 개념콤보./사진=해당 홈페이지

◇ 무료 공연·영화 각종 혜택…스포츠 경기 즐기듯 '개표방송'

투표하면 유명 래퍼들의 공연을 볼 수도 있다. 본투표 당일 저녁 7시 서울 도봉구 플랫폼 창동 61에서 열리는 공연 'VOTE FOR YOURSELF'는 투표인증사진이나 확인증을 지참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은 투표를 한 어른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이날 공연에는 정통 힙합그룹 가리온을 비롯해 아이삭스쿼브, 허클베리피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무대에 선 바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는 투표 당일 선거도장이나 투표 인증샷 등을 확인하면 영화를 6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쇼미 더 보트'(Show me the vote)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는 투표 인증하면 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8500원 상당의 팝콘·음료세트 스위트콤보를 5000원에 제공하는 '개념콤보'를 판매한다.

본투표 당일 스포츠 경기처럼 개표방송을 지켜보려는 이들을 사로잡으려는 이벤트도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7일까지 맥주와 치킨 등을 최대 50%까지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이마트는 10일까지 '과자 무한 골라 담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 투표 인증샷 등을 통해 커피숍이나 고깃집, 레스토랑 등에서 무료·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다만 투표를 독려하면서 일부 후보를 지지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선거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