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틀짜는 서울 도시계획…동북·서북·서남권 상업지 확 늘린다

서울시가 낙후·소외된 서울의 동북·서북·서남 3개 권역을 중심으로 상업지역을 확대한다. 도시계획도 서울 지역을 각각 10만명 규모인 116개의 생활권으로 쪼개 세밀히 관리한다.
서울시는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생활밀착형 도시계획을 위해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생활권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생활권계획은 2014년 발표한 기본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의 후속이다.



이번 계획은 광역개발계획 위주의 기존 도시계획과 달리 실생활 반경을 중심으로 한 좀 더 정교해지고 세분화한 지역발전 방향을 담았다.
　
시가 새로 선보인 생활권계획은 도심·동북·서북·서남·동남권 5개 대(大)생활권(권역)과 116개 지역생활권(지역)으로 이뤄진다. 이중 지역생활권은 흔히 ‘우리 동네’ ‘우리 지역’으로 인식되는 지리,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공간 범위를 의미한다. 1개 지역생활권이 3~5개 행정동이 합쳐진 인구 10만명 규모다. 광역 개발 중심이 아닌 소규모 지역 위주의 도시계획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구 1000만명 서울의 도시계획이 인구 10만명의 도시와 같을 수는 없다”며 “서울만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도시계획 틀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시는 이번 생활권계획을 통해 소지역 단위의 53개 지구중심을 추가해 중심지체계를 완성했다. 2030 서울플랜의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에 이번 53개 지구 중심이 더해지면서 서울 도시계획상의 중심지는 총 75개로 늘어났다. 추가된 53개 지구중심 중 약 81%(동북 17개, 서북 6개, 서남 20개 등 총 43개소)는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동북·서북·서남권에 지정됐다.
　
또 중심지별 발전방향과 관리방안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공공·민간이 지구단위계획이나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지침 역할을 한다.
　
시는 특히 이번 계획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소외된 동북·서북·서남 3개 권역을 중심으로 상업지역 192만㎡를 추가 지정, 강남·북간 개발 격차를 완화해나갈 방침이다. 상업지역이 권역별로 배분되는 것도 처음이다. 시는 기존 인구, 일자리, 기존 상업지역 면적 등을 고려해 134만㎡를 우선 지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58만㎡는 전략적 개발을 위해 지정이 유보됐다.
　
신규 지정되는 상업지역 134만㎡는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북·서북·서남권에 집중된다. 동북권 59만㎡, 서북권 18만㎡, 서남권 40만㎡ 등 전체의 약 87%가 이들 지역에 배정됐다. 나머지 17만㎡는 동남권에 지정되며 도심권은 상업지역 추가 지정이 없다.
　
이용이 저조한 상업지역의 개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용도용적제도 개선된다. 상업지역 내 비주거 의무비율이 기존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완화되고 종전 주거면적 비율에 따라 160%부터 420%까지 상이하던 주거용적률 제한은 400%까지 일괄 허용된다. 시는 용도용적제 조례 개정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상업지역은 개발면적과 밀도 등의 강남·북간 격차가 상당하다”며 “1인당 상업지역 면적이 2㎡를 넘는 곳은 도심권을 제외하고 동남권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권역별 1인당 상업지역 면적을 보면 동북권의 경우 1.05㎡로 동남권 2.7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평균 용적률 역시 동북권 251%, 동남권 411%로 큰 차이를 보인다.
　
박 시장은 “그간 서울의 도시계획은 동남권 개발에만 집중해왔고 이에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로 개발 격차가 날 수밖에 없었다”며 “소외지역의 상업지 확대와 개발 활성화를 통해 이같은 개발 격차를 확실히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이번 생활권계획은 6월 시의회 의견청취, 7월 국토부 등 관계기관 협의, 8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시민 의견 수렴작업을 거쳐 오는 10월 최종 확정된다.

앞서 박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3년 ‘서울미래 100년 도시계획 기반’을 통해 생활권계획 도입을 약속하고 이듬해 서울의 도시기본계획이자 법정계획인 2030 서울플랜을 발표했다. 이어 2015년에는 도시계획상 헌법 역할을 하는 서울도시계획헌장을 제정, 선포했다.